5월 말이면 남해에서는 알싸한 마늘 향으로 가득합니다. 서산, 의성 등 마늘 좋기로 유명한 곳이 있지만 남해의 마늘은 중생대 제4기에 구성된 지층과 해풍을 맞고 자라 조직이 치밀하고 당도가 높습니다.
기원전 2500년경 만들어진 이집트 쿠프 왕의 피라미드 벽면에 새겨진 상형문자에는 피라미드 건설에 종사한 노동자들에게 마늘과 양파 등을 먹이는 데 소요된 경비가 기록되어 있는데, 그 당시 노예들은 스태미나 증강을 위해 마늘을 먹었다고 합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거대한 규모의 피라미드를 완성할 수 있었던 힘이 바로 마늘에 있었다고 할 만큼 마늘은 슈퍼푸드의 대명사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늘의 주성분은 알리인으로 알라네이즈라는 효소에 의해 알리신으로 변해 다양한 약리작용을 합니다.
즉 마늘의 다양한 효능은 대부분 알리신에서 비롯됩니다. 알리신은 강력한 살균작용을 하는데 페니실린이나 테라마이신보다 살균력이 강하며 먹거나 외용으로 발랐을 때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알리신은 지질과 결합 시 피를 맑게 함으로써 세포를 활성화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인체를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체력증강, 강장효과 및 피로해소에 효과적이며, 인체의 신경에 작용하여 신경세포의 흥분을 진정시키고 안정화시키므로 스트레스 해소 및 불면증 개선효과를 보입니다.
통마늘을 구입할 때 마늘의 크기와 모양이 균일하고 6~10쪽으로 잘 여물어 단단한지 확인하세요.
또한 껍질이 얇으며 속껍질이 연한 자주색을 띠며 잘 벗겨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마늘은 보관하기 쉬운 채소여서 한 번에 많은 양을 구입합니다. 통마늘을 보관할 경우 습기가 많으면 곰팡이가 피거나 부패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통마늘을 망에 넣어 통풍이 잘되고 햇빛이 있는 곳에 보관하면 3개월 동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마늘이 너무 마르거나 싹이 피면 맛이 없어지니 빠른 시일 내에 먹는 것이 좋아요. 껍질을 깐 마늘은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세요.
깐 마늘을 다져 냉동 보관하면 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습니다. 다진 마늘은 비닐백에 넓게 펴서 젓가락으로 사방 1cm 크기로 눌러 냉동실에 보관하면 색깔도 변하지 않고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특산물 멍게
우렁쉥이의 다른 이름인 '멍게'는 경상도 지방의 사투리였으나 표준어인 우렁쉥이보다 워낙 널리 쓰이는 바람에 몇 년 전 한글표기법 개정 때 복수 표준어로 인정받았습니다. '멍게'는 유생 때 올챙이 같은 모양으로 헤엄치지만 크면서 해초 뿌리 같은 것이 많이 달린 바위에 붙어삽니다. 멍게는 우리나라 주요 양식 대상으로 동해와 남해가 주 생산지이며, 수심 5~20m의 암반 조하대 바위 표면에서 군락을 이루며 서식합니다. 양식 멍게는 껍질이 얇고 돌기의 돌출 정도가 약한 반면, 자연산은 껍질이 두껍고 돌기의 정도가 강합니다. 또한 알맹이의 선도가 좋을수록 껍질의 붉은색이 강하지요.
깊은 바다에서 3~4년 정도 자란 것이 맛과 향이 가장 좋으며, 글리코겐 함량이 가장 높은 5월 말에서 8월이 제철입니다.
멍게는 글리코겐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패류나 갑각류의 글리코겐 함량은 1~2%, 굴이나 바지락은 6~7%인데 반해 멍게에는 7.3~7.8%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풍부한 글리코겐 성분 덕분에 멍게는 스태미나 식품으로 손꼽힙니다. 또한 지방 함량도 낮아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며 해삼, 해파리와 함께 3대 저칼로리 식품으로 꼽힙니다. 멍게에는 바나디움이란 성분도 들어 있으며 이는 체내에서 인슐린과 유사한 작용을 합니다. 근육이나 지방세포에서 당원과 지방 합성에 기여하고, 포도당 섭취나 산화 증가를 도우며 지방분해 효과도 있습니다.
이런 특성 덕분에 멍게를 먹으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며 특히 지치기 쉬운 당뇨병 환자가 즐겨 먹으면 좋습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는 멍게가 여름철 체력 보강과 식욕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도후쿠대 연구진은 멍게가 치매에 효과적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싱싱한 멍게는 색이 밝고 붉으며, 속이 꽉 찬 느낌으로 단단하고 탱탱한 것이 좋습니다. 속살은 선명한 주황색으로 특유의 바다 향이 납니다. 자연산 멍게는 양식 멍게보다 돌기가 크고 검붉은 색을 띠고 있습니다. 멍게를 손질할 때는 흐르는 물에 헹군 뒤 돌출된 부분을 잘라냅니다.
그 뒤 몸통을 반으로 가른 뒤 손으로 안에서 밖으로 살을 밀어낸 뒤 실 모양의 검은색 내장을 제거합니다. 살아 있는 멍게는 0~5℃의 냉장고에서 1~2일 보관 가능하며 멍게 본래의 맛과 향을 그대로 맛보려면 가능한 한 구입 후 바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손질한 멍게는 지퍼락에 넣어 급냉동한 뒤 필요할 때마다 냉장 해동이나 자연 해동하면 6개월 이상 보관해도 맛에 변질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