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된장처럼 발효와 오랜 숙성기간을 거쳐 완성되는 치즈.
기본 재료가 되는 가축의 젖과 만드는 방법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 치즈는 유럽인들의 식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다.
미국식 가공 치즈에 익숙한 우리 식탁에 어느덧 친밀하게 다가온 자연 치즈, 그 히스토리에 귀 기울여 보자.
◆ 다양한 종류의 치즈 - Pressed Cheese
비가열 압착 치즈(세미 하드 치즈)는
주로 우유로 만들며 오랜 시간 두어 유청을 천천히 제거한 뒤 커드를 잘라 저어준다. 동시에 온도를 올리고 틀에 넣어 일정한 무게의 압력으로 누르는 과정을 거친다. 숙성과정은 치즈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최소 2~3개월 걸린다. 비가열 압착 치즈는 보통 두꺼운 원반형 또는 사각형 모양으로 껍질은 숙성과정 동안 정기적으로 닦아줌으로써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페이스트는 숙성이 진행됨에 따라 연한 아이보리색에서 황금색으로 변하며 고기, 수프, 버섯, 건초의 풍미가 난다.
가열압착 치즈(하드 치즈)는
마운틴 치즈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여름에 산간지방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겨울 식량으로 많이 쓰였다. 크기가 매우 큰 치즈로 만드는데 많은 양의 우유가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 농장에서 생산된 우유를 모아서 만들었다. 이로 인해 프루티에 라는 조합 형태의 치즈 제조소가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가열압착 치즈는 대부분 우유로 만든다. 우유를 응고시키는 방법은 렌넷을 넣어 커드를 자른 후 높은 온도까지 올린다. 이렇게 되면 커드 안에 있는 유청이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치즈를 오래 보관할 수 있다. 틀에 넣은 치즈는 반드시 눌러 완성한 뒤 일정 기간 소금물에 담가놓는다. 숙성기간은 4개월~1년으로 매우 긴 편이다. 숙성과정 동안 정기적으로 표면을 닦아주는데 자연스런 다갈색의 껍질이 형성된다. 페이스트는 노란색을 띠며 구멍 또는 균열이 나타나기도 한다. 과일 및 견과류의 향이 지배적이며 페이스트는 비가열 압착 치즈보다 단단한 편이다.
Uncooked Pressed Cheese
미몰레트 치즈(MIMOLETTE CHEESE)
네덜란드의 에담 치즈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위아래를 평평하게 만들고 로쿠라는 빅사 나무(현재는 아나토 색소)에서 추출한 천연색소를 첨가해 짙은 주황색을 띄어 프렌치 에담으로도 불린다. 과일향과 견과류향이 느껴지며 진득하게 부드럽다.
고다 치즈(GOUDA CHEESE)
네덜란드 전체 치즈 생산의 60%를 차지하며 반들반들한 노란색의 치즈로 유명한데, 치즈를 숙성하는 과정 중에 플라스틱 재질로 코팅을 하기 때문이다. 과일향에 짠맛이 조화로우며 페이스트는 부드러우면서 탄력이 있다.
체더 치즈(CHEDDAR CHEESE)
노란색의 체더 치즈는 영국에서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치즈 중 하나다. 치즈를 만들 때 유청을 빼고 남은 커드들을 큰 덩어리로 한데 모아 벽돌처럼 자른 다음 켜켜이 쌓아놓고 시간 간격을 두어 쌓인 위치를 바꾸는데, 이것이 체더 치즈만의 '체더링' 과정이다. 이를 통해 체더 치즈만의 조직이 형성되는데 쌓아둔 커드 덩어리를 잘게 부순 후 소금과 함께 섞어 틀에 넣고 눌러 숙성시키면 견고한 질감과 풍성한 향미의 체더 치즈가 완성된다.
에담 치즈(EDAM CHEESE)
네덜란드가 원산지인 에담 치즈는 부분적으로 크림을 제거한 우유를 사용해 다른 치즈에 비해 지방 함량이 낮은 편이다. 에담 치즈는 표면에 빨간색의 파라핀 코팅을 입히는 것이 특징으로 치즈의 보존성을 높일 수 있다. 노랗고 탄력 있는 페이스트에 과일향이 나며 짠맛, 신맛, 쓴맛이 복합적이며 주로 샌드위치에 곁들여 먹는다.
에멘탈 치즈(EMMENTAL CHEESE)
스위스를 대표하는 치즈로 표면에 뚫려 있는 구멍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에멘탈 치즈는 만들기 어려운 치즈로 알려져 있는데 페이스트에 난 구멍 때문이다. 치즈 아이라 불리는 이 구멍을 만들기 위해 두 단계의 숙성을 거친다. 달콤한 향과 신선한 건초의 냄새와 함께 시큼한 발효 식초 향이 느껴진다. 샌드위치나 크로크무슈로 즐겨 먹는다.
Cooked Pressed Cheese
그라나 파다노 치즈(GRANA PADANO CHEESE)
'알갱이가 있다'는 뜻의 이탈리아 치즈로 다른 하드 치즈에 비해 지방 함량이 낮은 편이다. 전날 저녁에 짠 우유와 당일 아침에 짠 우유를 합해 치즈를 만드는데, 전날 저녁에 짠 우유를 밤새 두었다가 다음날 위에 있는 크림을 걷어 낸 다음 치즈를 만들기 때문이다. 단단한 페이스트를 지녔으며 푸석거리는 식감으로 입안에서 잘 부스러진다. 얇게 잘라 디저트로 즐겨 먹는다.
그뤼에르 치즈(GRUYERE CHEESE)
에멘탈 치즈 다음으로 스위스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치즈로 페이스트는 견고하지만 약간의 탄력이 있어 먹을 때 기름진 편이다. 퐁듀나 샐러드에 넣어 먹는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PARMIGIANO REGGIANO CHEESE)
우유 안의 크림을 일부 제거하고 만들어 그라나 파다노 치즈처럼 지방 함량이 낮은 이탈리아 치즈다. 가격이 더 저렴하고 짠맛이 강조된 파르메산 치즈와는 달리 원산지 및 생산 시기가 엄격히 규정되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는 다소 두꺼워 보이는 껍질 아래 황금빛의 견고한 페이스트를 가지고 있다. 잘 바스러지며 짠맛, 신맛, 톡 쏘는 맛이 조화롭다.
◆ 다양한 종류의 치즈 - Blue Cheese
블루치즈는
페이스트에 있는 대리석 무늬의 청록색 곰팡이가 특징이다. 치즈에 청록색의 곰팡이가 존재한다면 제조 방법에 관계없이 블루치즈로 분류하는데, 주로 연질 치즈 및 비가열 압착 치즈에서 많이 나타난다. 양의 우유로 만든 로크포르 치즈를 제외하고 블루치즈는 대부분 우유로 만드는데, 우유에 페니실륨 로크포르티 균을 넣고 소금을 첨가한 다음 페이스트에 구멍을 뚫는 것은 블루치즈에만 있는 과정이다. 이렇게 하면 공기 중의 산소가 페이스트 내부에 있는 페니실륨 로크포르티 균과 반응해 페이스트에 대리석으로 무늬를 형성하게 된다. 2~6개월의 숙성기간을 거치며 톡 쏘는 자극적인 향이 특징이다.
블루 도베르뉴 치즈(BLEU D'AUERGNE CHEESE) 프랑스를 대표하는 블루치즈로 옅은 아이보리 컬러에 끈적거리고 촉촉한 페이스트를 가지고 있다. 잘 부스러지며 청록색의 곰팡이가 고르게 분산되어 있어 짭조름한 맛과 조화를 이룬다.
고르곤촐라 치즈(GORGONZOLA CHEESE)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블루치즈로 달콤하면서도 맵고 강한 맛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곰팡이를 우유에 넣어주는 방식으로 푸른곰팡이가 많이 생성되며 페이스트에 구멍을 뚫어 숙성과정 동안 치즈 옆면에 나무로 띠를 둘러준다. 아이보리색 페이스트에 선명한 청록색의 곰팡이가 구멍 자국을 따라 나타나며 푸른곰팡이는 혀가 따끔거릴 정도로 얼얼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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