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된장처럼 발효와 오랜 숙성기간을 거쳐 완성되는 치즈.
기본 재료가 되는 가축의 젖과 만드는 방법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 치즈는 유럽인들의 식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다.
미국식 가공 치즈에 익숙한 우리 식탁에 어느덧 친밀하게 다가온 자연 치즈, 그 히스토리에 귀 기울여 보자.
◆ 치즈의 탄생 치즈는 유럽의 역사에서도 자주 등장할 만큼 중요한 교역 물품이자 미식을 좋아하는 유럽인들의 자존심이다. 그렇다면 치즈는 언제부터 만들어 먹기 시작했을까?
가장 신빙성 있는 이론은 기원전 1만 년 전, 고대 서아시아 지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면양과 산양이 가축화되기 시작한 시기, 시어버린 양의 젖이 저절로 커드와 유청으로 분리되는 현상을 치즈의 탄생설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치즈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는 이집트에서 나왔다. 이집트 첫 번째 왕조의 무덤에서 발굴된 항아리에서 발견한 유기물을 검사한 결과 이집트 북부와 남부에서 만든 치즈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서아시아에서 유래한 치즈 문화는 대륙을 건너 그리스로 전파되었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의 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에는 치즈 만드는 방법을 과학적으로 풀었을 만큼 치즈에 대한 연구와 생산이 활발했다. 당시 로마제국은 막강한 군대와 행정력, 도로를 이용한 지중해 지역 전역으로 영향력을 발휘해 이탈리아뿐 아니라 스페인, 갈리아(프랑스), 알프스지방, 터키 등으로 치즈 문화를 전파했다. 이렇게 전파된 치즈는 나라별로 다양한 치즈를 만들어 대표적인 생산지가 되었다.
유럽뿐 아니라 유라시아 대초원에서 생활하는 몽골인들도 예전부터 염소젖, 양젖, 우유, 야크 젖 등으로 치즈를 만들어 현재까지도 중요한 식량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제 치즈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도 자신들만의 치즈를 생산해내고 있다. 자연에서 만들어진 순수하면서도 신비한 치즈는 매력적인 맛과 향으로 사람들의 미각을 자극한다.
◆ 치즈의 영양 영양학적 가치로 보면 치즈는 우유보다는 수분함량이 훨씬 낮지만 대신 수분함량을 제외한 나머지 영양소인 지방, 단백질, 무기염류(칼슘, 인), 비타민 A, B 등이 풍부하다. 단백질의 경우 우리 몸속에 들어가면 소화작용으로 인해 흡수가 가능한 아미노산으로 바뀌게 된다. 치즈에 부족한 영양소인 비타민 C와 섬유소는 치즈를 먹을 때 과일, 채소와 함께 먹어 영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 치즈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소의 젖뿐만 아니라 양, 염소 등 포유동물에서 나오는 젖으로 치즈를 만들 수 있다. 그중 소의 젖(우유)으로 대부분의 치즈를 만드는데, 다른 포유동물에 비해 소가 일생 동안 가장 많은 젖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터(starter)는 치즈를 만드는 데 필요한 미생물을 통틀어 말하는 것으로, 치즈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스타터가 존재한다. 스타터의 역할은 우유 속 유당을 젖산으로 바꾸어 우유의 pH를 낮추고 단백질 및 지방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며, 치즈의 종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치즈 속살에 구멍이 숭숭 뚫린 에멘탈 치즈나 치즈 표면에 하얀 솜털이 덮인 카망베르 치즈는 이러한 특징을 부여하는 특별한 스타터를 사용한 것이다. 렌넷은 액체 상태의 우유를 고체 상태인 커드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치즈에는 반드시 소금이 들어간다. 소금은 치즈에 있는 수분의 배출을 촉진시키고 치즈를 유해 미생물로부터 보호하며 짭짤한 맛을 준다.
◆ 치즈 만들기 액체 상태인 우유에 산 또는 효소로 우유를 굳혀서 고체 상태인 커드로 만든다. 커드에 있는 수분(유청)을 제거하기 위해 커드를 자르거나 커드를 한데 모아 누른다. 어느 정도 수분이 제거된 커드 덩어리들은 다양한 틀에 넣어 모양을 만든다. 치즈 안에 있는 수분의 배출을 촉진시키고 치즈의 맛을 부여하기 위해 소금을 넣고 치즈마다 기간을 달리해 숙성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치즈를 자연 치즈라고 하며 우리가 흔히 마트에서 보는 노란색 슬라이스 치즈나 훈제한 치즈, 과일, 허브 등을 넣어 만든 치즈를 가공 치즈라 한다. 가공 치즈는 자연 치즈를 재료로 해서 만들어진 치즈로 자연 치즈에 비해 오래 보관할 수 있으며, 맛과 향이 무난해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치즈는 상온에 장시간 보관하면 조직감이 떨어지고 극심한 온도변화에 변질되거나 곰팡이가 필 수 있기 때문에 8~15℃의 차가운 냉장 상태로 보관한다. 치즈 고유의 향을 잃지 않도록 잘 밀봉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치즈를 먹을 때는 30분 전에 상온에 꺼내두어 색상과 모양의 특징을 살피고 변질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다음으로 치즈의 냄새를 맡아 향을 느끼고 입안에 넣어 혀와 입천장 사이로 녹인 다음 씹어 치즈의 풍미를 느낀다.
+ 치즈 자르기 1 흰 곰팡이 연질성 치즈, 껍질을 닦은 연질성 치즈는 페이스트가 연해 실온에 잠시만 둬도 흘러내리고 칼날에 잘 들러붙는다. 날에 구멍이 뚫린 칼이나 날이 얇은 칼을 사용한다.
2 비가열 및 가열 압착 치즈는 페이스트가 단단해 자르기 쉽지 않아 날이 두꺼운 칼이나 작두형의 슬라이서, 강판을 사용한다.
3 블루치즈 및 염소치즈는 페이스트가 잘 부서지기 때문에 쇠줄이 달린 슬라이서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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