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삶이 공존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해온 아트 앤 라이프스타일 갤러리의 조은숙대표는 음식 솜씨와 담음새로 정평이 자자하다. 쉽고 빠르면서도 건강한 요리법.근사한 테이블 스타일링 노하우를 듣기 위해 여름이 절정으로 치닫는 8월의 밤, 그녀의 청담동 집으로 향했다.
도예를 중심으로 회화와 목공예, 아트 퍼니처 등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작품의 전시를 개최해온 아트 앤 라이프스타일 갤러리 조은숙 대표. 최근엔 유리 식기 작업을 하는 작가 츠지 가즈미와 페인팅을 비롯해 가구와 식기 작업을 하는 허명욱 작가 등 예술과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전시를 기획해온 그녀는 예술작품을 우리의 삶 속에 보다 가깝게 끌어들이고자 노력해왔다. 아트 앤 라이프스타일 갤러리의 전시 오프닝과 각종 모임의 음식과 상차림을 손수 준비하면서 인정 받은 그녀의 솜씨는 이미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우리의 식문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요리하기를 즐기고, 식기에도 관심이 많아 평소 주방에서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해보는 편이에요.
스토랑에서 맛보고 기억에 남는 몇몇 음식은 집에서 만들어보기도 하죠." 조은숙 대표가 요리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식재료. 자연이 주는 온전한 선물인 제철 식재료만 잘 활용하면 보약이 따로 필요 없다는 생각이다. 또 음식은 자고로 쉽게 만들어야 하며 여러 가지 재료와 양념을 섞기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조리법이 단순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요리가 어려우면 즐길 수가 없어요. 요리를 즐겨야 비로소 맛도 좋아지죠. 또 요리가 지나치게 복잡할 필요는 없어요. 진미는 재료 그 자체만으로도 풍성하고 맛있잖아요. 사람 손이 많이 닿을수록 음식 맛이 저해되는 것 같아요."
왼쪽에서부터 - 쉽고 빠른 요리를 지향하는 조은숙 대표와 조선숙 실장
- 트레이와 1인용 식탁 매트로 활용 가능한 허명욱 작가의 작품
- 음식은 사람들이 나눌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그녀는 테이블 세팅에서도 꾸밈없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추구한다. 여름에는 단아한 조형미와 담담한 멋을 지닌 백자와 투명한 유리를 주로 사용하는데, 식탁 위에서 여름 더위를 희석시키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특히 음식의 색과 식감을 부각시키는 백자는 형태는 단순해도 작가에 따라 광택과 빛깔이 달라 즐겨 쓴다고. "백자의 매력은 녹색, 파란색 등 아스라하게 느껴지는 빛깔이죠. 백자의 빛깔에 맞춰 음식을 담으면 분위기가 한층 살아납니다. 유리는 색을 입힌 것보다 투명한 제품이 여름과 더 잘 어울려요." 조은숙 대표는 이날 수삼 냉채와 찐 버섯 두부구이, 와인 치킨조림 그리고 식사와 디저트를 준비했다. 수삼과 닭 등의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 맛은 물론이거니와 여름 더위에 지친 몸에 원기를 불어넣는 건강 식탁이다. 찐 버섯 두부구이에는 두유 소스를 곁들여 부드러운 식감을 배가시켰다. 요리를 즐긴 다음에는 정갈하게 담은 식사가 이어졌는데 완두콩밥과 수삼 콩나물 냉국을 비롯해 연근채, 더덕무침 등 깔끔한 반찬을 곁들이니 그만이었다. 디저트는 과일과 약과를 커다란 도자기 볼에 소담스럽게 담아냈다. 여기에 배경 음악으로 아름다운 우리 가락이 흐르면서 사람과 맛깔진 음식이 한데 어우러진 여름밤의 추억이 정겹게 쌓여갔다.
왼쪽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수삼 냉채를 겨자소스에 버무려 담고 있는 조은숙 대표
- 아스라한 매력이 느껴지는 백자는 여름에 잘 어울린다
- 테이블 세팅을 위해 준비한 백자 식기
- 정갈하게 차려낸 1인용 식사
↑ 개망초와 나뭇잎으로 내추럴한 센터피스를 완성했다. 식탁 위에 진정 자연이 찾아왔다.
● 여름밤을 위한 건강 테이블 요리 - 애피타이저 찐 버섯 두부구이, 수삼 냉채
- 메인 요리 와인 치킨조림
- 식사 완두콩밥, 수삼 콩나물 냉국, 연근채, 더덕무침, 고추 장아찌
- 디저트 블루베리, 올리브유에 버무린 오렌지, 약과
- 음료 수삼 우린 물, 레드 와인 모양내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보다 건강한 제철 음식을 준비하자. 여름철 보양식인 닭으로 메인 요리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손님맞이 음료로 수삼을 우려낸 물을 준비해보자. 수삼이 살짝 익을 정도로 물에 잠시 끓인 다음 식혀서 내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풍미를 전할 수 있다.
식기백자와 유리로 식탁 위에 여름 느낌을 한껏 연출한다. 백자는 모두 같아 보여도 작가가 사용한 소재에 따라 광택과 빛깔을 달리한다. 또 광택 또는 무광인 그릇 표면에 따라 그 분위기도 달라지니 음식에 따라 적절히 매치한다. 유리 식기로는 캐주얼한 디자인의 와인 디캔터와 잔을 구비하고, 허명욱 작가의 나무 쟁반은 개인용 식탁 매트로 활용해도 좋다.
테이블 스타일링 지나치게 화려하고 장식적이기보다 내추럴하고 담담하게 스타일링해도 분위기가 한껏 살아난다. 오히려 내추럴한 스타일링은 편안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테이블 세팅을 할 때 녹색 잎을 적극 활용해 센터피스를 만들어도 좋은데, 개망초 등의 들꽃을 꺾어 와 병에 꽂거나 식탁 위를 장식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