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발(發) 변종 돼지 인플루엔자'… 예방법
SI(돼지 인플루엔자)가 미국·멕시코 등지에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방역당국이 SI의 '한국 상륙' 저지를 위해 비상 대책에 나섰다. 정부는 26일 긴급 회의를 갖고 SI를 법정 전염병에 포함시켜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SI 인체 감염 사례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보고된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에 북미에서 발생한 신종 SI 바이러스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아직 없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SI가 전염됐다는 보고가 간간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돼지와의 직접 접촉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SI에 감염된 것은 처음이다.
◆변종 바이러스 가능성
송창선 건국대 교수(수의학)는 "신종 SI 바이러스가 돼지에서 변이를 거쳐 나타난 것인지, 조류(鳥類)에서 돼지를 거쳐 인간으로 전염된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역학조사가 아직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바이러스의 출현·전파 경로가 오리무중이어서 대응책을 세우기도 어렵고, 자칫 방역망이 뚫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SI가 1918 '스페인 독감', 1957년 '아시아 독감', 1968년 '홍콩 독감' 등 3차례의 세계적 독감 대유행 같은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국은 또 이번 SI의 높은 사망률에 주목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1324명 감염 의심자 중 이미 8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6%가 넘는 사망률이다. 특히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사망자가 대부분 발생했다는 점에 긴장하고 있다. 과거 사망률이 높지 않았던 SI에 변종 바이러스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동한 질병관리본부 연구관은 "현재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SI 치료제로 사용되는 타미블루, 릴렌자를 240만명분 보유하고 있다"며 "조기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돼지고기는 안전… 개인위생 신경 써야"
전문가들은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인플루엔자의 특성상 돼지고기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모인필 충북대 교수(수의학)는 "호흡기 질환인 SI의 바이러스가 조리된 돼지고기에서 검출된 적은 아직 없다"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71℃ 이상 가열하면 사멸한다"고 말했다. SI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개인 위생이 중요하다.
SI에 감염되면 전형적인 독감 증세를 보인다. 대체로 발열·콧물·코막힘·기침·인후통 증세를 보이며, 심한 경우 구토·설사가 동반된다. 질병관리본부는 평소 독감 예방 요령처럼 ▲재채기를 할 때는 화장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말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독감 증상을 보이면 일터나 학교로 가기 전에 병원으로 가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