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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CERAMIC 아름다운 우리 그릇

글쓴이: 아델리  |  날짜: 2011-02-07 조회: 4301
http://cook.startools.co.kr/view.php?category=TUAYJQ%3D%3D&num=FBBPcQ%3D%3D&page=118   복사
우리 도자기는 투박하고 소박한 도기(陶器)와 섬세하고 치밀한 자기(瓷器)가 합쳐진 것으로, 빚는 이의 정성과 오랜 기다림 끝에 완성된다. 음식과의 어울림을 중시하는 융화의 그릇으로 내 몸뿐 아니라 인성까지 살펴주는 도자기의 매력 속으로.

흔히 도공들은 도자기를 가리켜 3분의 1은 도공이 만들고, 3분의 1은 불이 만들며, 나머지는 사용하는 사람이 만든다고 한다. 도자기는 늘 바라보고 만지고 닦을수록 빛이 나는 그릇이다. 음식의 온기까지 담아내며 손때가 묻을수록 품위를 더해갈 뿐 아니라 오래 써도 물리지 않는 은근함이 도자기의 매력이다.




KOREAN CERAMIC 아름다운 우리 그릇

 

백자白瓷

백자는 도자기의 꽃이다. 검소와 절제를 중시하던 조선시대의 사상과 단정한 것을 좋아하는 양반가의 취향으로 완성됐다. 깨끗하고 단아해 음식의 모양과 색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그릇으로 순수한 백토에 투명한 유약을 발라 1300℃의 고온에서 굽는다. 백자는 고려시대부터 청자와 함께 소량으로 만들어오다가 조선시대에 들어와 16세기 이후 꽃을 피웠다. 전통 백자의 종류는 장식이나 문양 없이 전체적인 선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순백자와 형태를 만든 뒤 회청(回靑)이라는 푸른색 안료로 무늬를 그린 다음 유약을 발라 굽는 청화백자(靑華白瓷), 산화철의 안료로 그림을 그리는 철회백자(鐵繪白瓷) 등으로 구분된다. 한식을 '어디'에 담을지 고민될 때는 단아한 느낌을 주는 백자를 선택하면 무난하다.

(왼쪽부터) 모던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백자 와인잔 각 10만원으로 한정용 작가 작품. 목화꽃을 꽂아 화병처럼 활용한 백자 술병은 잔과 세트로 25만원. 단아한 백자 원형 접시 7만원, 국그릇 3만5천원, 밥그릇 2만5천원으로 모두 송민호 작가 작품. 흙으로 빚은 질감이 벽돌같이 생생한 직육면체 오브제 15만원, 정육면체 오브제 8만원으로 모두 이헌정 작가 작품. 모두 정소영의 식기장. 백자 디저트 접시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KOREAN CERAMIC 아름다운 우리 그릇

 

흑자黑瓷

중국에서 흑유(黑釉), 일본에서 천목(天目)이라 불렸던 흑자는 서민이 즐겨 사용한 도자기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사용되었다. 갈색 흙에 철분이 다량 함유된 검은 유약을 발라 구워 검은색을 띠는데, 철분 함유량에 따라 갈색, 호박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빛깔을 내기도 한다. 하나하나 색감이 다르고 개성이 있다 보니 현대적인 상차림에도 잘 어울린다. 백자나 청자를 사용할 때 포인트로 사용하면 모던하고 멋스러운 상차림을 완성할 수 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흑자 볼. 큰 볼 7만원, 중간 볼 6만원, 작은 볼 5만원으로 이능호 작가 작품. 이도.

청자靑瓷

우리 도자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청자. 조상들은 옥(玉)을 귀한 보석으로 여겼으며, 부귀와 군자의 상징인 옥의 대용으로 청자를 빚기 시작했다. 특히 고려시대 사람들이 만든 청자에는 선인들이 추구하던 천상의 아름다움이 청자의 맑고 푸른빛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청자가 내는 비취색은 유약에 함유된 미량의 철분이 굽는 동안 청색으로 환원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청자로 차린 상차림은 우아하고 고상한 멋이 난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디자인이 돋보이는 원형 청자 화병. 가격미정으로 이윤신 작가 작품. 이도.

분청粉靑

형식이나 전통에 구애받기보다는 기존의 틀을 깨는 자유분방한 멋을 지닌 것이 분청이다. 청자와 같은 흙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청자 유약을 발라 굽기 때문에 분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청자의 표면에 백토를 바르고 그 위에 귀얄, 덤벙 등 갖가지 기법을 더해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어 모양과 기법이 다양하다. 소박하고 자연에 가까운 색을 띠는 분청은 흙이 지닌 편안함을 가장 잘 표현한 도자기로 요즘 웰빙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내추럴한 질감이 돋보이는 원형 분청 찬기. 2만5천원으로 허상욱 작가 작품. 정소영의 식기장.

진사辰砂

가마 속 고온에서 구리(동)가 산화와 환원을 거쳐 붉은빛과 푸른빛을 띠는 진사는 청화의 푸른빛에 비해 절제된 화려함을 더하는 도자기 기법으로 종종 사용되어왔다. 만들기가 까다롭고 흉액을 물리친다는 의미가 있어 특히 붉은색 진사는 왕실에 진상했던 자기로도 유명하다. 그릇 전체를 진사로 칠하기도 하지만 백자에 문양을 넣기 위해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음식을 담지 않은 채 식탁 위에 놓여 있을 때는 붉은빛이 포인트가 되어 훌륭한 장식으로, 음식이 담겨 있을 때는 붉은 색으로 식감을 돋워 그릇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두 가지 매력이 있다.

장식 효과가 뛰어나 오브제로도 훌륭한 진사. 트레이와 그 위에 올린 보관용기, 사각 접시, 항아리 화병 모두 가격미정으로 김규태 작가 작품. 지안공방.

색자色磁

흙이 가마에 들어가면 불의 온도와 유약에 따라 수많은 색의 도자기로 태어난다. 색자는 백자와 청자, 분청 이외의 색을 지닌 그릇을 말하는데, 진사와 흑자는 별도의 자기로 인정받기도 한다. 이 외에 최근에는 파랑, 분홍, 파스텔컬러 등 다양한 색자가 현대적이고 이국적인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파란색 시리얼볼 2만5천원, 옅은 하늘색 채색이 은은한 물컵 가격미정, 원형 찬합 붉은색 2만7천원, 옅은 황토색 1만2천원. 모두 토판.

흙으로 빚어 높은 온도의 불에서 구워낸 도자기는 굽는 온도에 따라 1300℃ 이하의 온도에서 구 도기와 1300~1500℃에서 구운 자기로 나뉜다. 자기는 도기보다 더 단단하고 잘 깨지지 않는데, 도기 가운데 유약을 바르지 않은 것을 토기라고 하며 거칠거칠한 흙 감촉이 그대로 살아 있다. 떡을 찌는 시루나 화로 등은 지금도 꾸준히 토기로 만들어지고 있다.

도기는 자기보다 항아리, 뚝배기 같은 옹기나 타일 등으로 만들기 쉬워 예부터 전 세계에서 널리 쓰였다. 우리나라 청자와 백자, 요즘 쓰이는 대부분의 음식 그릇은 자기에 속한다.


KOREAN CERAMIC 아름다운 우리 그릇

 

◆ 백자와 흑자로 차린 테이블

순백자로 상차림을 하면 차분하고 깔끔하게 연출할 수 있지만, 모든 그릇을 백자로 사용하면 자칫 밋밋하고 지루해 보일 수 있다. 이럴 때 백자와 대비되는 흑자를 더하면 모던하고 세련된 상차림이 된다. 반면 흑자만 사용할 경우 칙칙하거나 차가워 보여 자칫 식감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백자와 흑자를 적절하게 섞어서 조화롭게 배치한다. 여기에 진사 자기를 섞어 사용하면 더 멋스럽다.

특히 밥과 국으로 된 반상차림이 아닌 서양식 음식을 즐기는 테이블 세팅에 활용하면 동양의 여유와 서양의 모던함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다. 이때 지름 16㎝ 정도의 중간 접시는 개인접시로 가장 많이 쓰이고, 지름 18㎝ 이상의 큰 접시와 볼은 커다란 생선, 갈비찜 등 양이 많고 부피가 큰 요리를 담기에 적당하다. 지름 12~14㎝, 높이 5~6㎝ 정도의 볼은 기본. 가로 30~40㎝, 세로 25~30㎝ 정도의 도자기 매트 위에 올리면 멋스럽다.

개인 테이블 세팅에서 매트로 사용한 흑자 플레이트 15만원으로 이은범 작가 작품. 그 위에 모던한 백자 접시 7만원으로 송민호 작가 작품, 모두 정소영의 식기장. 그 위로 백자 디저트접시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붉은색 진사 볼 가격미정으로 김규태 작가 작품. 지안공방.

손잡이가 아래쪽에 있는 검정색 유약을 바른 긴 색자 머그 2만원. 그 앞에 검정색 유약을 바른 원형 찬합 큰 것 2만5천원, 작은 것 1만원. 모두 토판.

백자 와인잔 10만원으로 한정용 작가 작품. 선(線)의 미가 느껴지는 사다리꼴 백자 접시 15만원으로 이창화 작가 작품. 모두 정소영의 식기장.

사다리꼴 접시 위에 쌓여 있는 타원형 백자 접시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푸른색이 도는 눈물 모양의 백자 접시는 큰 것 4만2천원, 작은 것 1만2천원으로 이태호 작가 작품. 모두 이도.


KOREAN CERAMIC 아름다운 우리 그릇

 

◆ 분청과 청자, 녹유로 차린 상차림

그릇을 굽다가 자연스럽게 생긴 유약을 '자연유'라 하는데, 통일신라시대 토기 때부터 이런 자연유가 등장했다. 나뭇재와 흙을 섞어 만든 대표적인 자연유는 녹색의 녹유와 갈색의 갈유. 녹유와 갈유는 분청과 만나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요즘 웰빙 트렌드에 맞게 자연스러운 상차림을 할 수 있는 것.

우리 상차림은 반찬 가짓수가 많아 자칫 산만하기 쉬운데 식탁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다면 밥, 국 등 일인용 음식은 개인 매트로 강조하고 일인용 반찬은 매트 바로 앞에 둔다. 함께 먹는 주요리는 식탁 중앙에 올리면 시각적으로 훨씬 덜 복잡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반찬 수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으며, 크고 높이 있는 그릇에 반찬을 담으면 식탁에 생기와 리듬을 불어넣는다. 또한 청자로 된 화기에 자연 소재로 장식하면 우아하면서 자연스러운 상차림을 연출할 수 있다.

소재를 꽂은 오리목이 있는 순청 화병 27만원. 원통형 청자 화병 27만원. 모두 이도. 짙은 초록색의 녹유로 희소성이 있는 녹유 면기 8만원, 녹유 찬기 3만원으로 이인진 작가 작품. 디저트 담기에 좋은 크기가 같은 덤벙 분청 찬기 각 3만원, 물컵 2만원, 모란무늬가 그려진 분청 볼은 밥그릇 6만원, 국그릇 4만원으로 모두 허상욱 작가 작품. 분청 그릇들이 올려진 흑자 플레이트 12만원으로 문지영 작가 작품. 모두 정소영의 식기장.


KOREAN CERAMIC 아름다운 우리 그릇

 

◆ 아이를 위한 도자기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의 식기도 가급적 도자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매일 사용하는 기물이 사람의 인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떨어져도 깨지지 않는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다 보면 물건을 함부로 대하고 스스럼없이 거친 행동을 하면서 산만한 아이가 될 염려가 있다. 도자기를 쓰다보면 조심성과 침착함이 몸에 배게 된다. 흙의 감촉과 만든 이의 손끝 정성이 그대로 새겨져 있는 도자기는 아이에게 살아 있는 미술관이 되기도 한다.

tip 건강한 도자기의 관건은 유약!

그릇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재질이나 유약의 안전성을 확인하도록 하자. 도자기는 흙으로 만들기 때문에 무조건 건강한 그릇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떤 유약을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생활자기의 대부분은 초벌구이를 한 후 유약을 바르고 재벌구이를 한 다음 문양이 있는 전사지를 붙여 다시 굽는다. 이때 저렴한 유약이나 페인트, 전사지에 납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납이 들어간 그릇에 뜨거운 음식을 오래 담아두고 먹으면 인체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도자기를 구입할 때는 너무 화려하거나 저렴한 것보다는 디자인이 심플하고 믿을 수 있는 브랜드나 공방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왼쪽부터) 두툼한 보라색 손잡이 포인트가 안정감 있는 색자 머그 3만원으로 이지혜 작가 작품. 물고기 모양 보라색 색자 앞접시 9천원으로 여경란 작가 작품. 스마일별이 그려진 물컵 1만4천원, 양 갈래 머리의 여자아기가 그려진 분청 원형 접시 2만4천원, 로봇이 그려진 분청 밥그릇 1만6천원, 그 밑에 국그릇 1만8천원, 별이 장식된 왕관이 그려진 분청 찬기 1만4천원으로 모두 김지영 작가 작품. 모두 이도. 벽에 있는 게 그림이 그려진 철화분청 원형 접시 6만5천원으로 정재효 작가 작품. 패브릭 위에 올려진 보라색과 녹색의 은은한 조화가 돋보이는 목마 오브제 15만원으로 최수정 작가 작품. 모두 정소영의 식기장.


KOREAN CERAMIC 아름다운 우리 그릇

 

◆ 도자기, 아트가 되다

도자기 접시는 음식을 담는 것뿐만 아니라 화폭이 되어 한 점의 예술작품으로 승화되기도 한다. 화려한 도자기는 오브제 기능도 뛰어나 그릇장이나 선반에 놓거나 벽면에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갤러리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작품성을 지닌 도자기는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는 가보가 되기도 하는데, 화초를 가꾸듯 관리에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텍스처가 상하지 않도록 부드러운 스펀지나 면보로 닦아내고 보관할 때는 접시끼리 겹쳐서 놓지 않도록 주의한다.

(왼쪽부터) 현대적인 스케치로 예술적 감각을 더한 청화백자 접시 각 3만원으로 정길영 작가 작품. 나비 문양이 그려진 양각채색 원형 접시 6만원, 분홍색 모란꽃이 그려진 양각채색 접시 10만원으로 모두 손경희 작가 작품. 가운데 오렌지색으로 포인트를 준 색자 원형 접시 2만원으로 이인진 작가 작품, 그 옆에 큰 모란꽃 한 송이가 그려진 청화백자 원형 접시 15만원으로 정재효 작가 작품. 자연스러우면서 세련된 연출이 가능한 사과 모양 오브제 각 5만원으로 이동구 작가 작품. 모두 정소영의 식기장.

닥풀 무늬가 그려진 사각 청자 도마 55만원, 볼이 올려진 청자 사각 판접시 7만원, 구겨진 종이를 모티프로 한 청자 디저트볼 15만원으로 모두 이윤신 작가 작품. 청색 붓 터치를 더해 개성이 돋보이는 직사각 접시. 11만원. 모두 이도.

스타일링: 신원선 | 포토그래퍼: 최해성 | 어시스트: 강태희 | 에디터: 신민주 | 어시스트: 이원지 | 그릇협찬: 이도(02-722-0756), 정소영의 식기장(02-541-7480), 지안공방(www.artmosshill.com), 토판(031-631-8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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