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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소믈리에 박희란 “절약은 물론 행복지수도 올라가요” |
글쓴이: 크리스 | 날짜: 2010-11-24 |
조회: 3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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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ook.startools.co.kr/view.php?category=TUAYJQ%3D%3D&num=FBpHcg%3D%3D&page=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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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건 다 키워 먹는 유기농 텃밭
박희란 주부는 베란다 농사에 푹 빠져 사는 세 살배기 아이의 엄마다. 비록 오랜 경력은 아니지만 상추, 배추, 콩나물 등의 각종 채소는 물론 딸기, 수박, 블루베리 등의 과일까지 웬만한 식재료들을 모두 자급자족으로 해결한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채소소믈리에 자격증도 취득했다. 네이버 블로그 '바키의 베란다 채소밭'을 운영하며 텃밭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는 그녀를 만나 생생한 농사 체험기를 들어봤다.
베란다의 푸르른 변신, 365일 유기농 밥상
부산에 거주하는 박희란씨(29)는 지난 2009년 가을부터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이, 온통 초록빛으로 물든 베란다의 변신만큼 그녀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오늘 저녁은 뭘 먹지?'가 아니라 '오늘 수확한 채소로 무엇을 만들어 먹을까'를 고민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박희란씨의 베란다와 식탁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파를 사다가 흙에 꽂아두고 밑동 위를 잘라 먹는 아주 단순한 일에서 제 채소밭이 시작되었어요. 무심코 꽂아두었던 대파가 여러 번 잘라도 계속 새순이 나오며 잘 자라서 한 번 구입한 대파로 대여섯 번은 연속으로 수확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죠. 돈을 번 기분이었고, 이것이야말로 가장 간편하게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채소 키우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녀는 두 번째 도전으로 분유통에 청경채 씨앗을 심으며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었다. 아이의 반찬으로 연하고 맛이 강하지 않은 청경채를 자주 구입해서 요리했는데 사서 쓰는 것은 물로 여러 번 씻어도 안심이 되지 않기에 직접 키워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가을에 심은 청경채가 겨울까지도 잘 자라주었고 덕분에 계속해서 청경채 씨앗을 심으며 수확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 후 청경채를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된 박희란씨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파는 채소들을 모두 길러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집에 있던 재활용 스티로폼 박스들을 모아 그 안에 흙을 담고 상추, 시금치, 열무, 배추 등의 채소 씨앗들을 심었다. 베란다에서도 이렇게 쉽게 농작물들을 잘 키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는 더욱 다양한 채소에 도전하게 됐다.
"저는 무언가를 키우는 데 소질이 있는 사람은 아니랍니다. 그 흔한 화초 하나 없이 선인장 화분만 덩그러니 놓였던 베란다였는데 그마저도 물을 너무 주지 않아 말라버릴 정도였죠. 그런데 채소를 키우는 것은 달랐어요. 씨앗을 심고 싹이 트는 것을 조바심 내며 기다리다가 드디어 싹이 나고 점점 자라나는 모습을 하루하루 지켜보면서 어서 수확해서 밥상에 올릴 생각에 신이 나죠."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에 채소 키우기는 일반적으로 화초를 키우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면서도 큰 흥미를 유발했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심는 것마다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베란다에서 채소를 키울 때는 야외의 텃밭에 비해 햇볕의 양이 부족하기 때문에 줄기가 얇은 상태로 키만 쑤욱 자라는 웃자람 현상이 생기는 일도 다반사였고, 작은 새싹은 다 크기도 전에 쓰러지는 경우도 빈번했다. 상추는 새싹일 때 잎이 매우 여린 편이어서 이리저리 누워버리는 바람에 꽤 애를 먹었다. 흙으로 쌓아주고 잘 다독여주면서 일으켰고, 물을 줄 때도 조심했다.
"이런 시행착오를 한두 번 겪으면 노하우가 생겨서 채소 키우는 일이 어렵지 않답니다. 문제는 처음 시작을 하느냐 마느냐에 있는 것 같아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베란다 채소밭에 딱 어울리는 표현이에요. 처음 텃밭을 가꿀 때 키우기 쉬운 채소로 시작하면 용기를 얻어 채소의 가짓수를 늘려갈 수 있거든요. 다양한 채소를 심어보려고 욕심내기보다는 베란다에서도 잘 자라는 몇 가지만 집중적으로 심기를 권합니다."
재배부터 요리까지, 주부로서 의미 있는 즐거움
물론 이만큼 농사를 잘 짓기까지는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 바깥 농사와 베란다 농사의 차이점을 구분하며 다양한 작물을 기르기 위해서는 관련 서적을 참고하는 것이 필수였다. 하지만 국내에 출간된 서적은 주로 일본 번역서 위주로 실내 텃밭에 관한 내용들인데, 일본의 베란다 공간과 우리의 아파트 베란다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많아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화초를 키우듯 간편하고 여유롭게 즐기며 키우는 채소 가드닝의 기본적인 모티브는 일본책에서 많은 부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스스로 노하우를 얻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직접 인터넷에 블로그를 만들어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더 실질적이고 알찬 도움말들을 얻을 수 있었고 급기야 채소소믈리에라는 자격 시험에 도전하게 됐다.
"채소 키우기를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싶어서 지난해 말 우리나라에 도입된 한국 채소소믈리에 1기 강좌를 수강하고 시험에 응시했어요. 현재는 채소소믈리에 1기로 활동 중이에요. 채소소믈리에 활동을 하며 여러 농산물의 유기농산지 체험을 통해 생산자 분들을 만날 기회가 주어졌고 그로 인해 유기농법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었어요."
채소소믈리에는 좋은 채소를 구별해 맛있고 영양가 있게 요리하는 법을 고민하며 주위에 알리는 일이다. 채소소믈리에의 취지는 '나부터, 내 가족부터 변하자'는 것이 1차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아직 직업적으로는 특별히 연결되는 고리가 없다. 그래서 젊은 세대의 취업용 자격증이라기보다는 주부들에게 더 어울리는 자격증이다. 가족의 밥상을 책임지는 주부가 바로 채소소믈리에 그 자체인 셈이다.
박희란씨의 노력만큼 가족의 행복지수도 올라갔다. 요즘 그녀의 베란다 채소밭은 세 살배기 아들의 둘도 없는 놀이터가 됐다. 채소 이름을 하나씩 배워가며 함께 씨앗을 뿌리고 수확하고, 햇살 아래에서 꼬물꼬물 흙장난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 훌륭한 체험학습이 되고 있다.
"직접 키워 수확한 채소를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이 있기에 저도 더 즐겁게 베란다 농사를 짓는 것 같아요. 제 취미생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먹을거리를 직접 생산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사명감이 커요."
박희란씨는 오는 11월 말이 되면 그동안 직접 키운 배추와 열무 등 다양한 채소로 첫 김장을 담글 계획이다. 덕분에 재료값도 톡톡히 아끼게 됐다. 남들은 배춧값 폭등에 당장 먹을 김치부터 걱정한다지만 베란다 텃밭이 있는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가장 건강하고 맛좋은 김치를 가족에게 선물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한다.
베란다에서 채소 키우기 Q & A Q 흙이나 씨앗은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나요? A 초보일수록 흙이나 씨앗은 가급적 구입해 사용하시길 권해요. 흙은 50리터 한 포대에 만원가량이고 씨앗은 100립 이상 들어 있는 한 봉지가 보통 2천원정도입니다. 흙은 다시 재사용할 수도 있으니 사실 마음만 먹고 시작한다면 비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아요. 만약 주변의 흙을 사용하고 싶다면 잘 사용하지 않는 커다란 냄비나 팬에 한 번 볶아서 사용해보세요. 센 불에 10분 정도 볶으면 흙 속에 들어 있는 벌레나 유충들을 없앨 수 있습니다.
또 처음부터 많은 채소를 심기보다는 자주 사용하고 빨리 수확할 수 있는 잎채소 위주로 시작해 일주일 단위로 계속 씨앗을 뿌리셔서 자급자족을 해보세요. 새싹채소나, 콩나물, 숙주나물, 미나리 같은 수경재배 채소들은 물론 열무, 근대, 쑥갓, 아욱, 시금치, 청경채, 대파 등 키우기 쉬운 잎채소들은 베란다 농사만으로도 3인 가족 기준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하답니다.
Q 물은 며칠 간격으로 얼마나 줘야 하나요? A 물주기에서는 이 한 가지 원칙만 지켜주면 돼요. 겉흙이 말랐다 싶을 때 오전 중에 흠뻑 주는 거죠. 물을 줄 때는 한 번에 흠뻑 주어야 해요. 아래쪽 배수구로 모두 물이 잘 빠져 나오고 있는지도 관찰해야 하고요. 물의 양은 재배 용기의 크기, 흙의 양, 채소의 성장 모습에 따라 달리해야 해요.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생강이나 감자처럼 뿌리를 심어둔 것을 제외하고는 흙 전체가 흠뻑 젖도록 물구멍으로 배수가 잘 되어 내려왔는지 확인하는 것이 기본 법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아무 물이나 괜찮은가요? A 수돗물은 받아서 하룻밤 두었다가 사용하세요. 수돗물의 소독 성분들이 증발되도록 하기 위해서죠. 아예 물 양동이를 하나 만들어두고 물을 매일 떨어지지 않게 채워둔다고 생각하면 편해요. 그럼 언제든지 물을 줘야 할 때 그 양동이의 물을 퍼서 사용하면 되니까요. 새싹채소는 생수나 정수기 물을 사용할 수 있다면 좋아요. 하루쯤 받아놓은 수돗물을 사용할 때는 페트병이나 물병에 넣어 주방 근처나 냉장고에 두고 사용하면 편하지요.
Q 거름은 언제 어떻게 줘야 하나요? A 어린 새싹은 거름을 싫어해요. 오히려 어린잎들에게는 거름이 해가 됩니다. 거름은 본잎이 평균 4, 5장 나왔을 때쯤에 본격적으로 주기 시작해요. 베란다에서는 선반 위아래로 재배 용기를 놓는 경우가 많은데 위쪽에 거름을 주다가 아래에 있던 새싹 쪽에 액체가 흐르게 되면 새싹이 죽어버릴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또 거름을 많이 주는 것은 좋지 않아요. 차라리 모자란 것이 낫죠. 거름을 너무 많이 주면 잎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축 늘어져서 죽어버릴 수 있으니 양 조절에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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