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는 참나무 종류에 따라 맛 차이가 큰데 졸참나무 도토리가 달고 구수한 맛이 제일 좋다. 또 졸참나무 도토리라고 하더라도 전분 가루를 뽑아내어 보관했다가 묵을 쑤면 맛이 안 난다. 도토리째 갈고 찌꺼기를 뺀 후 쑤어야 제맛이 난다. 춘양골은 중국산 졸참나무 도토리를 쓴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에서 도토리를 수집하지 못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중국산이라 하여도 도토리 자체는 자연산이니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졸참나무 도토리를 재래 방식 그대로 묵을 쑤는 드문 집이다. 서울 르네상스호텔에도 납품하고 있다. 1개 400g 3000원·지리산 맑은물 춘향골
2_반죽에서 국수까지 아홉 시간 걸리는 수연소면
수연소면은 한 덩어리의 반죽에서 한 가닥의 국수를 뽑아낸다. 반죽을 둥그런 홈에 밀어 넣어 길쭉하게 만들고 이를 다시 좁은 홈 속에 넣는 방법을 되풀이하는데, 마지막엔 두 개의 막대기에 국수 가락을 빙빙 둘러 감은 후 막대기를 잡아당겨 늘인다. 이 과정에서 국수가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 두어 시간 단위로 숙성을 시킨다. 반죽에서 국수가 완성되기까지는 아홉 시간이 걸린다. 국수 만드는 방법 중 가장 정교한 기술을 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면은 면발이 가늘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입안에서의 식감이 환상이다. 오랜 숙성 과정을 거치므로 밀가루 날내는 전혀 나지 않는다. 여기에 면발이 가늘어 소면을 젓가락으로 잡고 끓는 물에 넣어 반투명해질 정도로 익혀내면 면발의 모양새를 가지런하게 잡을 수 있어 시각적으로도 더없이 훌륭하다. 우리밀 수연소면 250g 외 4종 3만5000원·은성식품
3_친환경으로 양식된 장흥 무산김
전남 장흥에서는 전통적인 방법이 아닌 개량식으로 김을 양식하는데도 김의 향이 깊다. 특히 김은 양식 과정에서 ‘잡조류’가 부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산을 뿌리는데(농사로 치면 농약), 장흥에서는 그 산 처리를 하지 않아 ‘무산김’이라 불린다. 무산김의 색깔이 검거나 반질반질하지 않은 것은 산 처리 없이 자연 상태에서 김을 양식했기 때문이다. 김에 산 처리를 하지 않으려면 한 바다에서 양식하는 전체 어민이 동참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바다에 뿌린 산이 조류를 타고 다른 어민의 김 밭에도 흘러들어 가기 때문이다. 김 양식을 하는 장흥의 어민은 전부 산을 뿌리지 않기로 계약을 맺고 있다. 이를 위해 바다에 9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어민의 행동을 감시하고 어민들은 작업 일지를 작성해 생산자 단체에 제시한다. 그야말로 친환경 김을 생산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삼단 도시락김 3봉 1800원·두더지몰
간월도 어리굴젓은 보통 젓갈보다 훨씬 적은 양의 소금을 넣는다. 일반 굴은 조직이 연해 소금을 적게 넣으면 물러버리지만 간월도의 굴은 육질이 단단해 얼간으로도 굴의 원래 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발효된다. 시장에서 간월도 어리굴젓이라고 샀는데 굴이 흐물흐물하거나 밥 한 공기를 굴젓 두어 점으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짜다면 속은 것이다. 짜지 않지만 굴 모양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탱글탱글 씹히는 감촉을 느낄 수 있는 굴젓이 바로 간월도 어리굴젓이다. 500g 1만2000원 무학표 간월도 어리굴젓
2_깊은 발효의 향취 순창 명품 수제 장아찌
무를 소금에 절인 뒤 먹기 좋은 크기로 고추장에 박아둔다. 한 달 뒤 물이 생기면 무를 다시 꺼내 꾸들꾸들하게 건조시켰다가 다시 새 고추장에 넣는데, 순창 고추장 장아찌는 이 과정을 다섯 차례나 반복해서 제맛을 낸다. 흔히 ‘장아찌의 맛은 정성에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절임과 고추장을 바꾸는 시기를 잘못해서 놓치면 맛이 시고 잡내가 나기 때문이다. 깻잎장아찌 500g 1만1000원, 모둠 장아찌 500g 1만1000원·두더지몰
3_아질산나트륨을 넣지 않은 명란젓
햄이나 소시지에 첨가하는 아질산나트륨은 많이 섭취하면 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사용 범위와 양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 소비자들은 햄이나 소시지를 끓는 물에 데쳐 아질산나트륨을 빼낸 뒤 조리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아질산나트륨이 들어가 있는 또 다른 반찬이 있다. 바로 명란젓이다. 색깔을 분홍색으로 만들고 방부 효과를 얻기 위해서 사용하는데, 명란젓의 경우 햄처럼 데쳐 먹을 수도 없는 일이라 문제가 더 심각하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아질산나트륨을 넣지 않으면 숙성 기간이 길어지고 제조 단가가 올라가는 데다 색깔 또한 곱지 않아 소비자에게 잘 팔리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 그러던 와중 아질산나트륨을 넣지 않은 명란젓을 만드는 정이푸드의 이정희씨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강원 속초 아바이마을 토박이로 어머니에게서 젓갈 만드는 방법을 전수받았는데, 아질산나트륨을 넣지 않고도 때깔이 곱고 맛 좋은 제품을 만들어낸다. 무아질산나트륨 정이명란젓 200g 2만원·두더지몰
4_그날 재료에 따라 양념을 달리하는 돌산 갓물김치
전남 여수 돌산은 갓의 명산지다. 돌산 갓이 맛있는 이유는 유기질이 풍부한 황토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자라 조직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여수에서는 이 갓을 수확 즉시 수매해 싱싱한 상태에서 김치를 담그는 공장이 여럿 있는데, 전라도백서방김치가 그중 하나다. 이곳 대표의 말을 빌리면 김치는 표준 레시피가 있을 수 없는데, 재료 자체가 공산품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그날 들어오는 재료의 질이 다르고 저장해 둔 천일염이 날씨에 따라 수분 함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재료와 날씨에 따라 양념하는 것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 그래서 그날그날 소금을 더 넣고 양념을 줄이는 식으로 김치 맛을 낸다고 한다. 돌산 갓물김치 3kg 1만5200원·두더지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