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 < ;사진 왼쪽 > ;이 지난 13일 서울 통인시장에 가서 먹었던 기름떡볶이의 조리법은 어떤 것일까? 요즘 흔히 먹는 떡볶이는 볶지 않는다. 가래떡을 고추장과 설탕 따위를 섞은 매콤달콤하고 걸쭉한 국물에 끓인다. 제대로 이름을 붙인다면 '떡탕'이나 '떡조림'이다. 반면 기름떡볶이는 새끼손가락 굵기의 얇은 가래떡을 간장이나 고춧가루가 겉에 묻을 정도로 가볍게 양념해 기름을 넉넉히 두른 번철에 볶아낸다. '가래떡을 볶은 음식'이라는 떡볶이 본래 의미에 가까운 모양과 맛이다.
원래 떡볶이는 설 등 명절에 먹던 별식이다. 떡국에 쓰는 굵은 가래떡을 길게 4등분해 소고기, 버섯, 갖은 채소와 함께 간장으로 양념해 기름에 볶았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쌀이 귀했으니, 쌀로 만든 가래떡을 넣은 떡볶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옛날에도 서민들은 먹기 힘들었고, 궁중이나 양반가에서나 맛볼 수 있었다.
지금도 이런 전통 방식대로 만든 떡볶이를 흔히 '궁중떡볶이'라 부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떡볶이 1.0'이라고 할 수 있다.
귀하고 비싼 음식이던 떡볶이가 길거리 음식으로 등장한 건 6·25 이후로 추정된다.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간장 양념을 한 가래떡을 볶았다. 전통 궁중떡볶이를 간소화한 것이다. 그러다 어느 때부터인가 떡볶이에 고춧가루도 양념으로 넣기 시작한다. 간장과 고춧가루를 함께 넣거나, 따로 넣기도 한다. 요즘 통인시장에서 파는 기름떡볶이는 이 무렵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간장 양념한 떡볶이를 '하얀 떡볶이', 고춧가루 떡볶이를 '빨간 떡볶이'라고도 부른다. '떡볶이 2.0'이다.
떡볶이가 오늘날의 '떡볶이 3.0' 버전으로 혁명적으로 변신한 것은 고추장이 들어가면서부터다. 서울 신당동 떡볶이골목의 개척자인 고(故) 마복림 할머니가 어느 날 잔치에 갔다가 떡을 짜장면에 빠뜨리면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나, 확실치는 않다. 하지만 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뽑은 가래떡과 고추장으로 만든 신당동 떡볶이가 고급 음식이던 떡볶이를 대중화시킨 출발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기름떡볶이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재료: 떡볶이떡 3줌, 식용유 적당량
간장양념장: 설탕 0.5숟가락, 간장 1숟가락, 다진 마늘 0.5숟가락, 참기름 약간
고춧가루양념장: 설탕 0.5숟가락, 고춧가루 0.8숟가락, 간장 1.2숟가락, 다진 마늘 0.5숟가락, 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
① 떡볶이떡을 물에 불려 건진다.
② 간장양념장 또는 고춧가루양념장 재료를 고루 섞는다.
③ 떡볶이떡을 양념장에 30분 정도 재운다.
④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구고 식용유를 넉넉히 두른다.
⑤ 3의 떡볶이떡을 프라이팬에 넣는다. 양념장이 떡볶이떡 표면에 고루 묻도록 약한 불에 볶는다.
도움말=월간 요리책 이밥차 www.2b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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