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代)가 모여 사는 회사원 김태형(34)씨네 집은 이번 겨우내 감기로 고생이다. 부모님이 번갈아 목감기로 한참 고생하고 나서 괜찮나 싶더니, 이번엔 두 돌 지난 딸내미가 콧물감기에 걸렸다. '훌쩍훌쩍'을 지나 '콜록콜록'. 이젠 맞벌이로 일하는 아내도 열감기다. 김씨는 "아이와 부모님이 약 먹는 걸 워낙 싫어하는 데다, 다들 입맛까지 떨어져 영양 보충 문제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문인영씨는 "감기에 좋은 과일·야채 차만 꾸준히 잘 마셔도 몸이 금세 원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몸에 좋은 건 입에 쓰죠. 파뿌리, 도라지, 무 같은 재료가 감기에 좋지만 맛이 없을까 걱정된다면, 이렇게 만들어보시면 돼요." 문씨와 함께 색다른 감기 차 만드는 법을 알아봤다.
◇열이 오를 땐… 파뿌리 유자차
파뿌리의 흰 부분은 총백(蔥白)이라고도 불린다. 알리신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해열·발한·복통·두통·설사에 효과가 있다. 이 파뿌리를 물에 은근하게 끓여서 마시면 열감기에 좋다. 조금 쓰지는 않을까? 문씨는 "30분 정도 은근하게 끓여주면 특유의 알싸한 향이 날아가고 파 특유의 단맛만 남는다. 여기에 유자청을 넣고 10분 정도 더 끓여주면 더욱 편안하고 부드럽게 차를 즐길 수 있다. 아이들도 잘 먹는 차"라고 말했다.
◇목 아플 땐… 도라지 모과차
도라지는 특유의 맵고 쓴맛을 내는
사포닌과
이눌린 성분이 풍부해 가래를 제거하고 목을 맑게 해준다. 아픈 목을 회복하기엔 최고의 식품. 잘게 썰어 끓는 물에 우려내 차로 마셔도 좋지만, 씁쓸해서 어린아이들은 잘 안 먹을 수도 있다. 이럴 땐 귤껍질이나 유자를 함께 넣어 우리면 좋다. 도라지를 채 썰고 모과는 나박 썰어 설탕 네 컵과 함께 병에 넣고 한 달 동안 숙성시키는 것도 괜찮은 방법. 이를 나중에 몇 숟갈 넣거 뜨거운 물에 저어 마시면 된다. 문씨는 "도라지를 가장 쓰지 않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으슬으슬할 땐… 곶감·귤청 라테
곶감은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스트레스 해소와 감기 예방에 좋다. 몸이 전반적으로 아프고 기력이 떨어지는 몸살에 특히 좋다. 그러나 아픈 사람이 곶감을 씹어 먹긴 쉽지 않을 수 있다. 문씨는 곶감을 물에 넣고 푹 삶은 다음, 따뜻하게 데운 우유와 함께 갈아 만든 '곶감 라테(latte)'를 만들어볼 것을 권했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식사 대용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취향에 따라 조청이나 계피를 더해도 된다."
'귤청 라테'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과일 감기 차다. 귤은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기에 좋다고 널리 알려졌다. 귤을 올리고당에 절여 만든 귤청과 우유를 섞어 만들면 끝. 문씨는 "데친 귤을 켜켜이 잘라 올리고당에 절여 병에 넣고 일주일 동안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키면 쉽게 귤청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기침이 심할 땐… 무즙 차
무는 비타민 C가 풍부한 데다 시니글린이란 성분이 점막을 튼튼하게 해줘 기침이 심할 때 먹으면 좋다. 환자들에겐 무를 곱게 갈아 만든 무즙 차가 효과적. 문인영씨는 "설탕과 섞어서 냉장고에 일주일 동안 숙성시켜두면 무 특유의 매운 향이 사라져 어린아이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숙성한 무즙은 면보에 꼭 짜서 따뜻한 물과 섞어 마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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