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위에 뿌려진 소스는 시각을 즐겁게 하고 미각을 풍요롭게 한다. 서양 요리의 경우 올리브유, 마요네즈, 머스터드 등을 이용해 수십 가지 맛을 내는 소스에 힘입어 폭넓은 식문화가 발달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슬로푸드인 고추장, 된장, 간장 그리고 들기름과 참기름을 이용해 전혀 색다른 맛에 도전한다. 오묘한 감칠맛과 풍미를 자랑하는 코리안 퓨전 소스 20.
Chef's advice
소스는 메인 요리를 더욱 맛있게 해주는 조연 역할을 한다. 따라서 메인 요리의 맛과 향을 돋우려면 맛이 강하지 않고 주재료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소스인 된장, 고추장, 간장은 오랜 시간 발효를 걸쳐 만들어져 깊고 진한 맛이 나지만 특유의 진한 향과 짜고 매운맛이 도드라져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소스를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른 식재료와 잘 조합하면 외국인들도 반할 만한 독특한 감칠맛의 소스를 만들 수 있다.
맵고 자극적인 고추장은 생크림, 마요네즈 등 유지방 제품을 섞으면 매운맛이 줄어들고 부드러운 맛이 더해진다. 된장의 경우 과즙을 섞어 향긋한 맛을 더하거나 인삼, 더덕과 같이 향이 강한 식재료로 특유의 냄새와 맛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된장의 맛과 향이 너무 강해 꺼려진다면 된장을 끓인 뒤 식혀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된장의 건더기는 가라앉고 맑은 국물만 윗부분에 떠오른다. 한국 된장은 끓이면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나므로 이 맑은 국물을 사용하면 일본 된장처럼 가벼운 느낌의 된장소스를 만들 수 있다.
한국 간장은 짜면서 맛이 진하므로 소스를 만들 때 간장의 양을 줄이고 육수를 넣어 희석하는 것이 포인트. 들기름과 참기름은 향이 풍부해 약간만 첨가해도 맛깔스러운 소스를 만들 수 있다. 향이 강하다면 살짝 끓여 향을 뺀 뒤 만들어도 좋다. 소스 재료에 따라 숙성시키는 시간이 달라진다. 향과 맛이 강한 한방 재료를 넣으면 최소한 일주일 이상 숙성시키는 것이 좋다. 또 과일이 들어간 것은 하루 정도 숙성시켜야 은은한 향이 나 더욱 좋다. 유제품이 들어간 소스는 만들어 바로 먹는 것을 권한다. - 권오진
1 냄비에 찻잎과 둥굴레차티백, 뜨거운 물을 넣고 차를 우린다. 2 ①을 미지근하게 식힌 뒤 호박차가루를 잘 풀고 고추장, 유자청, 들깨가루를 넣어 거품기로 젓는다.
how to match | 녹차, 둥굴레차, 호박차의 은은한 향과 매콤한 고추장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이는 소스. 들깨가루를 첨가해 고소함을 더했다. 잎채소를 무칠 때 사용하면 채소 본연의 맛도 살리면서 향긋한 고추장소스의 맛이 잘 어울린다.
★ 고추장요구르트드레싱
재료 | 고추장 50㎖, 플레인요구르트 100㎖, 마요네즈 200㎖, 쌈장 30㎖, 맛술·참기름 10㎖씩, 양파 50g, 굵은 파 흰 부분 30g, 후춧가루 3g
1 양파와 굵은 파는 곱게 다진 뒤 찬물에 10분 정도 담갔다가 체에 건져 물기를 제거한다.
2 볼에 고추장과 플레인요구르트, 마요네즈, 쌈장, 맛술을 넣고 거품기로 잘 섞은 뒤 다진 양파와 다진 굵은 파를 넣고 잘 섞는다.
3 마지막에 참기름과 후춧가루를 넣어 고소한 향을 더한다. how to match | 매운 고추장에 요구르트와 마요네즈를 더해 부드러우면서도 맵지 않게 만들어 외국인도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양파와 굵은 파는 찬물에 담가 매운맛을 없애고 단맛을 살렸다. 모든 샐러드에 잘 어울리며 잎채소보다는 뿌리채소의 드레싱으로 사용하면 더 맛있다.
1 분쇄기에 화이트와인, 수삼, 사과, 배를 넣고 곱게 간다. 2 도라지, 더덕, 양파, 실파는 곱게 다진다. 3 믹싱 볼에 고추장과 ①, ②를 넣고 거품기로 잘 젓다가 마지막에 참기름과 참깨가루를 넣어 섞는다.
how to match | 비빔밥용 고추장소스로 뿌리채소의 향 자체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라지무침이나 더덕무침을 할 때 사용해도 잘 어울린다. 단, 뿌리채소는 향이 강하므로 하루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시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과와 배는 껍질을 벗기지 않고 넣는다.
★ 고추장딥소스
재료 | 고추장 200㎖, 마요네즈 100g, 생크림·맛술 50㎖씩, 화이트와인 30㎖, 체더치즈·무 50g씩, 연시·마늘 1개씩, 참깨 5g, 파슬리가루·통후추 간 것 3g씩
1 체더치즈와 화이트와인은 팬에 함께 넣고 녹인다. 2 무와 마늘은 강판에 간다. 3 볼에 고추장과 ①, ②, 마요네즈, 생크림, 맛술, 연시, 참깨, 파슬리가루를 넣고 고루 섞은 뒤 통후추를 갈아 넣는다.
how to match | 오이, 셀러리, 당근, 순무를 잘라 채소스틱을 만들어 딥소스로 찍어 먹으면 술안주로 좋다. 연시를 넣어 단맛을 내고 마요네즈, 생크림, 치즈를 넣어 매운맛을 완화했다.
◆ ingredient 2 된장
★ 한방쌈장
재료 | 검은콩된장 200g, 고추장·칡 100g씩, 표고버섯 30g, 감초 10g, 둥굴레·고춧가루 5g씩, 계피 3g, 굵은 파 ½대, 참기름 약간, 물 200㎖
1 냄비에 칡, 둥굴레, 감초, 계피, 물을 넣고 끓인다. 2 표고버섯을 곱게 다진 뒤 참기름에 볶는다. 굵은 파는 곱게 다진다. 3 볼에 된장, 고추장, 볶은 표고버섯, 다진 굵은 파, 고춧가루를 넣고 잘 저은 뒤 팬에 ①과 함께 넣고 졸인 다음 차게 식혀서 사용한다.
how to match | 검은콩된장은 촉감이 거칠지만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며 한방 재료와 색과 맛이 잘 어울린다. 검은콩된장이 없다면 된장과 말린 자두, 물을 약간 넣고 약한 불에 끓인 뒤 분쇄기로 섞어 사용하면 된다. 생선회를 찍어 먹거나 된장찌개를 끓일 때 사용하면 좋다.
1 냄비에 된장, 쌈장, 표고버섯, 마늘, 통후추, 물을 넣고 한소끔 끓인 뒤 식힌다. 2 ①을 믹싱 볼에 옮겨 생크림, 오렌지주스, 생강 간 것, 다진 실파, 다진 파슬리,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골고루 젓는다.
how to match | 된장을 향신채소, 물과 함께 끓여 국물로 만들어 사용하면 된장의 맛이 완화돼 크림 스타일 드레싱, 비네그렛 스타일 드레싱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표고버섯을 넣어 국물을 만들면 천연 조미가 되어 감칠맛이 난다. 버섯 향을 많이 내려면 마른 표고버섯을 사용하면 된다.
1 수삼, 풋고추, 마늘, 미나리, 배, 생강은 칼로 곱게 다진다. 2 볼에 된장, 고춧가루, 참기름, ①을 섞은 뒤 마른 팬에 볶아 사용한다. how to match | 소스를 섞은 뒤 볶으면 톡 쏘는 듯한 수삼의 맛이 줄어들면서 부드러운 맛과 은은한 향을 낸다. 비빔밥에 올리거나 나물 무침양념, 샐러드드레싱으로 탁월하다.
1 말린 곤드레는 분쇄기에 갈아 가루로 만든다. 표고버섯과 마늘은 곱게 다지고 마른 대추는 껍질을 돌려 깎은 뒤 곱게 다진다.
2 볼에 된장, 참깨가루, 곤드레, 표고버섯, 대추, 마늘, 참기름 20㎖,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거품기로 저은 뒤 마지막에 참기름 5㎖를 넣어 향을 낸다.
how to match | 곤드레는 한국에서만 나는 나물로, 말린 곤드레를 가루를 내어 된장소스를 만들면 점점 불어나면서 독특한 향과 맛을 낸다. 또 대추는 단맛과 씹는 질감을 더해주며, 마지막에 참기름 한방울을 넣어 향긋한 소스를 만들면 된장소스로 무치는 무침반찬 어떤 것에든 활용 가능하다.
1 냄비에 대추, 감초, 헛개나무, 황기, 물을 넣고 1시간 정도 은근하게 끓인다. 2 수삼과 마늘, 초생강은 곱게 다진다. 3 ①을 고운 천으로 거른 뒤 다시 양이 반으로 줄도록 졸여 차게 식힌 다음 간장과 다진 수삼, 마늘, 초생강을 넣고 고루 섞는다.
how to match | 향신채소 대신 한약재를 사용해 향과 맛을 낸 한방간장소스는 피클을 담글 때 사용하면 좋다. 피클을 만들 때 사용하는 서양의 피클링 스파이스 대신 한약재로 향과 맛을 대신했다. 뿌리채소, 뿌리열매 등 단단한 재료로 피클을 만들 때는 뜨거운 상태로, 잎채소나 줄기채소로 만들 때는 미지근한 상태에서 재운다.
1 껍질을 벗기지 않은 사과와 배, 오렌지과육, 양파를 믹서에 곱게 간 뒤 간장, 쌈장, 커리가루를 넣고 고루 섞는다.
2 ①에 흑설탕, 참기름, 다진 실파, 다진 파슬리를 넣은 뒤 거품기로 잘 섞는다. how to match | 불고기 등 고기 마리네이드용인 간장과일소스. 사과, 배, 오렌지를 갈아 넣어 고기가 야들야들해지고 향긋한 맛이 좋다. 커리가루를 넣으면 고기 누린내도 없어진다. 단, 육질이 부드러운 고기의 경우 1시간 이내로, 육질이 질긴 고기의 경우 3~4시간 이내로 재운다.
◆ ingredient 4 참기름 & 들기름
★ 참기름멸치액젓소스
재료 | 참기름 200㎖, 멸치액젓 30㎖, 감식초 100㎖, 된장 30g, 표고버섯·마늘 1개씩, 굵은 파 ½대
1 표고버섯과 마늘, 굵은 파는 곱게 다진다. 2 믹싱 볼에 참기름, 멸치액젓, 감식초, 된장, 표고버섯, 마늘, 굵은 파를 넣고 거품기로 잘 젓는다.
how to match | 참기름에 액젓과 된장을 섞은 소스로 겉절이를 해 먹으면 맛있다. 감식초를 넣어 멸치액젓의 강한 맛은 줄어들고 새콤달콤한 맛이 더해졌다.
★ 참기름간장소스
재료 | 참기름 200㎖, 간장 10㎖, 마요네즈 50㎖, 설탕 20㎖, 풋고추 1개 1 풋고추는 송송 썬다. 2 믹싱 볼에 참기름과 마요네즈를 넣고 잘 섞은 뒤 간장, 설탕, 풋고추를 넣어 고루 섞는다.
how to match | 참기름과 간장은 맛에서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풋고추를 송송 썰어 고명으로 사용하면 보기에도 맛깔스럽다. 풋고추 대신 붉은 고추, 실파를 사용하면 색감이 더 곱다. 생선조림을 할 때 사용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