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대표하는 연안부두에 위치한 인천 종합 어시장은 서해안 인근에서 잡히는 싱싱한 생선과 해산물로 가득하다.
토니 유 셰프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에 맛볼 수 있는 물 좋은 생선으로 바다 향 가득 담은 플레이트를 선사한다.
◆ 인천 종합 어시장에서 찾아낸 제철 해산물
· 갱 연평도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인 갱국의 주재료인 갱은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식재료. < 식객 > 에서 갱국은 어머니의 맛이요 바다의 맛이며 어부의 땀이라고 적혀 있다. 일일이 망치로 깨야 해서 엄청난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기도 하고 연평도 앞바다 바위에서 하나하나 손으로 채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다 골뱅이와 맛이 비슷하며 국물 맛이 깔끔하고 시원해 해장국의 밑국물로 아주 좋다.
· 갈치 갈치는 9월이 제철이어서 싱싱한 회로 먹을 수도 있다. 회로 먹을 수 있을 만큼 싱싱한 갈치를 살만 발라 허브를 넣고 돌돌 감싸 올리브유를 뿌려 내면 색다른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은회색의 갈치만이 지닌 색감으로 색다른 플레이팅과 맛을 전할 수 있다. 살만 발라낸 갈치를 밀폐용기에 담고 청양고추, 마늘, 올리브유를 넣고 하루 정도 냉장고에 두었다가 샐러드채소와 함께 곁들여 내면 또 다른 갈치의 맛을 즐길 수 있다.
· 참박대 서해 연안에서만 잡히는 박대는 서대과 중 가장 큰 어종으로 60cm까지 자란다. 몸과 머리는 옆으로 넓적하고 납작하다. 볼품이 없어 맛도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숯불에 굽거나 튀겨 먹으면 의외로 맛이 좋다. 군산과 서천 등지에서 주로 잡힌다.
· 연평도 꽃게 서해안의 명품 식재료인 연평도 꽃게는 연평도 해역의 낮은 수온과 물길의 흐름이 빨라 꽃게가 서식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상품(上品)의 꽃게가 많다. 산란기 꽃게 보호로 연평지역 꽃게잡이는 매년 3~6월과 9~11월에만 허용된다. 따라서 9월이면 가을 꽃게를 먹을 수 있는 시기로 접어든다. 가을에는 알이 찬 암게 대신 살이 가득 든 수게가 대부분이다. 게살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양념하지 않은 찜요리로 즐기는 것이 좋다.
· 병어 8월부터 많이 잡히는 병어는 달착지근한 맛이 좋아 껍질과 뼈까지 함께 먹는 일명 '세코시'로 즐겨 먹는다. 또 살이 연하고 부드러워 무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고춧가루 양념장으로 맛을 낸 병어조림도 많이 먹는 메뉴 중 하나다. 또 소금에 짭짤하게 절여 풋고추와 마늘을 넣어 쪄서 먹거나, 소금에 살짝 절여 튀김옷을 입혀 튀겨 먹어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 쥐치 전남에서는 쥐치어, 포항에서는 가치, 제주도에서는 객주리라고 불린다. 몸길이가 최대 20cm 타원형에 가까우며 매우 납작하며 주둥이 끝이 뾰족하다. 10~12cm 크기로 포를 뜬 것을 포개 조미한 뒤 말린 것이 우리가 흔히 먹는 쥐포다. 뼈가 연해 뼈째 썰어서 회로 먹기도 한다. 껍질이 쉽게 벗겨져 요리가 편하며 조림으로 해 먹으면 좋다.
◆ chef's special menu 1. 흑초간장소스를 곁들인 전어구이와 무샐러드
고소한 맛이 일품인 전어구이에 감칠맛 나는 무와 오이 그리고 달콤한 신맛의 흑초간장소스가 오묘한 조화를 이뤄 지금껏 맛보지 못한 전어 맛을 전한다.
재료 전어 2마리, 대파(흰 부분) 1대, 풋고추·홍고추 1개씩, 절인 오이 ⅓개, 절인 무 적당량, 소금 약간
흑초간장소스 흑초 1컵, 다진 양파 2큰술, 간장·카놀라유·조청 1큰술씩
1 전어는 비늘이 향한 반대인 꼬리 쪽에서 머리를 향해 칼날을 눕혀 긁어 비늘을 완전히 제거한다. 머리와 꼬리는 잘라내고 깨끗이 씻어 몸통에 칼집을 내고 소금으로 밑간한다.
2 대파와 풋고추, 홍고추는 가늘게 채 썰어 찬물에 담근다.
3 절인 무는 가늘게 채 썰고, 절인 오이는 둥근 모양으로 얇게 썬다.
4 냄비에 카놀라유를 두르고 양파를 볶다가 흑초와 간장을 넣고 센 불에서 걸쭉해질 때까지 끓여 불에서 내린다. 마지막에 조청을 넣어 흑초간장소스를 완성한다.
5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손질한 전어를 노릇하게 굽는다.
6 접시에 절인 무를 둥글게 담은 뒤 오이를 올린다. 오이 위에 구운 전어를 얹고 대파, 풋고추, 홍고추를 모양내며 올린다. 마지막에 흑초간장소스를 뿌려 낸다.
+ 전어 가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게 만드는 전어. 적당한 기름기와 고소한 맛으로 회로 먹거나 구이로 즐겨 먹는다. 파스타 전문점에서 고등어파스타를 선보이기도 하는데, 고등어와 맛이 비슷한 전어로 대체할 수 있다. 올리브유를 베이스로 마늘, 페페론치노로 향을 낸 뒤 전어와 파스타 면을 넣고 볶으면 된다. 전어는 쉽게 상하는 생선이지만 소금에 하루 정도 염장시켜 소금기를 씻어내고 올리브유를 부어 냉장고에 저장해두면 6개월 정도 보관할 수 있다. 이렇게 염장한 전어는 파스타소스는 물론 샐러드에 곁들여내면 된다. 단, 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살아 있는 전어로 만들어야 한다.
◆ chef's special menu 2. 민어부레밥
부드러운 민어껍질과 담백한 민어부레, 쫀득한 민어살 그리고 현미밥의 고소함이 씹을수록 더해진다. 양념장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해야 민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재료 민어 1마리(1kg), 두릅순·새싹채소 적당량씩, 참기름 약간, 불린 현미 1컵, 물 1¼컵
양념장 간장 2큰술, 다진 파·다진 홍고추 1큰술씩, 다진 청양고추 2작은술, 참깨·참기름 약간씩
1 민어는 가슴지느러미 밑 부분에 칼집을 넣고 부레와 알이 손상되지 않도록 배를 가른다.
2 민어의 부레와 알을 발라낸다.
3 민어 머리를 잘라내고 뼈와 살을 발라낸다.
4 꼬리 부위를 잡은 뒤 칼을 이용해 껍질만 발라낸다.
5 부레를 잘게 썰어 찬물에 헹군다.
5 압력밥솥에 현미를 담고 민어부레와 민어살을 올린 뒤 물을 붓고 밥을 짓는다.
7 끓는 물에 민어 껍질을 약 2초간 데친 뒤 재빨리 얼음물에 넣는다. 민어 껍질을 손으로 문질러가며 씻으면 민어 비늘이 저절로 제거된다.
8 손질한 민어 껍질은 물기를 제거하고 채 썬다.
9 분량의 양념장 재료를 섞는다.
10 완성된 민어부레밥을 그릇에 담고 민어 껍질을 얹은 뒤 새싹채소를 올린다. 참기름을 밥 위에 뿌리고 밥 가장자리로 두릅순을 돌려낸다. 양념장으로 간을 해 먹는다.
+ 민어 민어는 예로부터 임금의 복달임 음식으로 냈을 만큼 기를 충전시키는 고급 재료로 손꼽힌다. 여름이 제철이지만 9월까지 즐길 수 있다. 150m가 넘는 깊은 수심에서 자라 무게가 15~20kg에 달할 만큼 기골이 장대한 어종이다. 작은 것은 살이 연하고 큰 것은 살이 단단해 씹는 맛이 차지다. 전라도 목포, 신안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는데 그중 '지도'라는 곳에서 잡히는 것을 최고로 친다. 민어는 성질이 급해 잡히자마자 죽거나 길어도 10시간을 넘기지 못해 아가미의 울대를 통해 피를 빼 4~5℃에서 냉장 보관하며 15일 정도 보관 가능하다.
냉동하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시장에서는 깨끗한 얼음에 싸 좌판대에 올려 판다. 민어로 만든 음식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민어탕'으로 쑥갓, 애호박, 미나리, 팽이버섯 등에 고추장을 풀어 끓인 것으로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민어구이, 민어전, 민어조림으로 먹기도 한다. 민어에는 커다란 울림통인 부레가 있는데 씹을수록 고소하고 맛이 좋아 찜으로 즐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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