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이웃집 포도 농사가 풍년이라 재미 삼아 하우스 와인을 담근 게 이제는 연례행사가 되었다는 박지현씨. 전남 담양에서 살림꾼으로 통하는 그녀와 함께 와인을 만들고 요리에 응용해 보았다.
쇠고기와인조림
재료 쇠고기 350g, 하우스 와인·간장 1/3컵씩, 마늘 6쪽, 청양고추 3개, 양파 1/2개, 대파 1/2대, 통후추 10알, 생강 1쪽
만들기 1_쇠고기는 찬물에 잠시 담가 핏물을 빼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둔다. 냄비에 물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고기를 넣어 살짝 데친다. 2_1의 물을 따라버리고 와인과 간장을 붓고 청양고추를 뺀 모든 재료를 넣어 센 불로 끓인다. 이때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여 익힌다. 3_2의 양파와 대파 등을 꺼내고 청양고추를 넣은 뒤 고기를 젓가락으로 찔러봐서 부드럽게 들어갈 정도까지 익힌다.
와인 드레싱을 이용한 샐러드
재료 작은 잎 채소 한 줌, 파프리카·양파 1/2개씩 포도 5알,소스(포도 1/2송이, 올리브 오일 3큰술, 포도 식초 1큰술, 양파 1/8개, 디종 머스터드 1 작은술, 소금 1/2작은 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_작은 잎 채소는 생생한 식감을 위해 얼음물에 살짝 담가두었다가 체에 건져 물기를 뺀다. 2_파프리카는 씻어 적당한 크기로 썰어 두고 양파 역시 먹기 좋게 썰어 찬물에 담가 매운맛을 뺀 후 체에 건진다. 3_소스를 만들기 위해 분량의 포도를 반으로 갈라 씨를 빼고 껍질째 믹서에 간다. 4_3에 올리브 오일을 제외한 모든 소스 재료를 넣고 나무 숟가락으로 잘 섞는다. 5_4에 올리브 오일을 넣고 섞어 소스를 완성한다. 6_1, 2를 그릇에 잘 담고 5의 소스를 곁들인다.
담양에서 자란 포도로 정성스럽게 담근 박지현표 와인들. 와인병은 수입 맥주병을 재활용했다.
담양댁 박지현씨의 와인 활용기 박지현씨는 포도 농사를 하는 이웃집 덕분에 하우스 와인을 담그기 시작했다. 하우스 와인은 손님 접대용으로도 좋지만 요리에 활용했을 때 좀 더 깊은 맛을 내며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시중의 저렴한 와인은 요리의 맛을 떨어뜨리지만 직접 만든 하우스 와인을 이용하면 와인 한 병 값으로 포도를 구입해 여러 병을 만들 수 있으니 경제적이고 맛도 좋다. 프랑스에서는 추운 겨울 감기에 걸렸을 때 와인을 끓여 마시기도 하는데 장조림처럼 가열해 만드는 요리에 와인을 같이 넣고 끓이면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다.
실제로 쇠고기와인조림은 처음 냄비에 재료를 넣고 끓일 때는 와인 향이 맴돌았는데 오랜 시간 끓인 뒤 맛을 봤을 땐 새콤달콤한 맛이 잘 어우러진 데다 고기 누린내도 나지 않아 기존의 장조림보다 훨씬 맛있었다. 박지현씨의 경우 지난해 만든 와인은 적당한 때에 찌꺼기를 깨끗하게 걸러주지 않아 맛이 시큼해졌는데, 이렇게 실패한 와인은 기존의 식초를 첨가해 포도 식초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How to make 하우스 와인
재료 포도 10kg, 설탕 1kg
만들기 1_포도는 겉면에 묻어 있는 효모가 씻기지 않을 정도로 흐르는 물에 살짝 씻어 체에 밭쳐 물기를 뺀 뒤 마른행주로 포도에 남아 있는 물기를 완전히 없앤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와인을 만들었을 때 맛이 싱거워지기 때문. 신문지에 불을 붙여 포도주를 담글 항아리 안에 넣어 내부를 소독한다.
2_항아리 안에 포도를 담는데 손으로 포도 알을 하나씩 떼어내 주물러준다. 이때 껍질과 알맹이가 분리될 정도로만 주무른다.
3_그 위에 포도 분량의 1/10에 해당하는 설탕을 넣고 입구를 천으로 덮은 뒤 고무줄로 단단히 묶고 뚜껑을 덮는다.
4_3의 항아리를 서늘한 곳에 보관해 놓고 처음 일주일은 하루에 한 번씩 저어준다. 이후에는 2~3일에 한 번씩 저어준다. 항아리 안에서 포도가 숙성하면서 기포가 끓어오르기 때문인데 이때 항아리 위쪽과 아래쪽의 농도가 일정하도록 골고루 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포도 껍질에 가려져 기포가 안 보이기도 하는데 살짝 들춰내면 기포가 보인다.
5_4의 와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알코올 향이 나는데 발효 기간은 대략 1~3주일 정도. 늦어도 3주 차가 되었을 때(기포가 끓어오르는 것이 잠잠해질 무렵) 채에 밭쳐 걸러낸다.
6_5를 소독한 유리병에 담은 뒤(완전 밀폐하지 말고 뚜껑을 천으로 덮은 상태) 밑에 가라앉는 게 보이면 위쪽의 맑은 와인만 떠내 다시 새로운 유리병에 담아 보관한다. 이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할수록 좋은 와인이 된다(걸러낸 찌꺼기는 천을 덮어 상온에서 3개월 이상 보관하면 식초가 된다).
7_보름에 한 번씩 맑은 와인만 걸러내기를 반복, 3개월 정도가 되면 더 이상 찌꺼기가 생기지 않는데 이때 밀봉해서 서늘한 곳이나 김치 냉장고 아래칸에 두고 먹는다. 이렇게 만든 와인은 1년 안에 먹는 것이 좋다.
국내 최초 채소 소믈리에 에디터 이미정은…
2009년 채소 소믈리에 교육 과정이 국내에 처음 들어와 시범 테스트반을 운영할 때 수강했다. '채소 소믈리에 에디터의 식탁 혁명'이라는 칼럼을 통해 매달 제철 채소의 새로운 조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