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풍요로운 생활에 익숙해진 탓일까. 어느 순간 '버리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생각도, 사물도, 인간관계도 과잉인 시대. 한 번쯤 인생을 대청소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단 주변에 널려 있는 '죽어 있는 물건'을 먼저 치워야 한다.
◆ 쓰지도 않는 물건을 쌓아두는 사람들2009년 12월, 일본에서 출간된 < 버림의 행복론_단.사.리 > 는 나오자마자 최단기간에 15만 부가 판매되며 이른바 '단사리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단, 사, 리'란 끊고(斷), 버리고(捨), 이별하라(離)는 뜻으로, 집착을 버리고 심적 평온 상태를 유지하는 요가 수행법에서 유래한 말이다. '단사리'는 단순한 수납·정리법이 아닌 불필요한 물건을 과감하게 줄여나가는 것을 뜻한다. 이는 곧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이를 통해 더욱 당당하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 '단사리'의 진정한 의미다.
돌이켜보면 소유욕과 집착, 잡념은 모든 피로와 좌절의 근원이다. 이는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인 환경도 예외가 아니다. 집 안에 있는 잡동사니를 정리하면 마음의 쓰레기도 같이 정리할 수 있고 인생을 기분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정리 정돈하고 싶다는 욕구를 과감히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고 물건에 연연하는 것은 결국 자신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버리기 아까워 자꾸 보관하려고 하는 습성은 현재가 아닌 과거나 미래로, 주체는 본인이 아닌 사물로 주객이 전도된 전형적인 현상이다.
물질의 홍수 속에서 이러한 소유욕과 집착은 사람의 분별력을 떨어뜨리고 개성을 잃게 만든다. 필요 없는 물건을 차단할 수 있고, 쌓아둔 물건을 정리하면 자존감을 되찾고 보다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단사리'의 핵심인 셈이다. 따라서 '단사리'는 정리보다는 치우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는다. '치우기'란 널려 있는 물건을 한쪽으로 모아두는 일을 말한다. 그렇다면 치워야 하는 물건은 어떻게 선정하면 좋을까.
엄선하는 첫째 기준은 물건과 자신과의 관계가 아직 살아 있느냐를 따지는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청소를 할 때 생각 없이 물건을 치운다. 관계와 시간을 고려하지 않으면 필요한 물건과 잡동사니를 구분하기 어렵다. 미련과 갈등을 이겨내고 필요 없는 물건을 과감하게 처분하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하고, 잘 어울리고, 자신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물건만 공간에 남게 된다.
◆ 물건을 정리하면 삶이 바뀐다
이러한 훈련을 계속하다 보면 '치울수록 행복해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 언제나 꼭 필요한 물건만 순환시키면 방은 저절로 정돈되고 생각은 맑아진다. 그렇다고 '단사리'가 꼭 방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자신의 진면목을 알게 되고, 좋아할 수 있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이다. 집 안이나 사무실 책상 등 '보이는' 곳을 철저히 정리하면 잠시나마 마음이 차분해지고 머릿속이 선명해지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온 집 안을 청소하기가 힘들다면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치워도 좋다. 심신이 지쳐 불안하고 피곤할 때는 침실을 깨끗이 청소하면 도움이 되고, 돈 문제로 고민한다면 화장실과 배수구를 청소하고 지갑을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건망증이 있으면 먼저 책상을 깔끔히 치우고, 과거에 집착하고 있다면 옷장이나 벽장, 창고 등 깊숙한 곳을 정리한다. 고민이 많고 잠이 안 올 때는 책꽂이를 정리하고,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현관이나 신발장을 정리하고, 다이어트를 한다면 부엌과 냉장고를 치워 마음을 다져야 한다.
'미니멀리스트 라이프스타일 기술'에는 '8:2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인생에서 행복은 '갖고 있는 물건에서 20%, 갖고 있지 않은 물건에서 80%'로 구성된다는 말이다. '이미 난 충분히 갖고 있다'고 소리 내어 말하고, '빈자리를 늘린다'고 생각하며 물건을 정리하면 한결 쉽다. 동시에 인간관계는 명쾌해지고, 잡념은 사라질 것이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건 잘 버리는 법1 써야 하는 게 물건이다: 자신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몇 가지 상징적인 물건을 제외하고는, 모든 물건은 사용함으로써 그 의미를 지닌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잡동사니이고, 보이지 않는 내 마음속의 집착과 필요 이상의 소유욕일 뿐이다.
2 제대로 정리하면 수납할 필요조차 없다: 말 그대로 '단사리' 생활법에 익숙해지면 물건을 따로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늘 정돈된 환경과 생각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된다.
3 편리해 보이는 정도라면 실은 없어도 되는 물건이다: 물건의 가치는 그 물건이 반드시 필요한가에 달려 있다. 내 일상에서 꼭 필요한 물건만 두는 것이 포인트. 단순히 편리해 보인다는 이유로, 혹은 언젠가는 쓸모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물건을 쌓아두는 것은 결코 좋지 않은 습관이다.
4 정리를 잘 하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발견한다: '단사리'는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반복하고 실천해야 몸에 익힐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 중요한 것만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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