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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화원 '굴짬뽕' |
글쓴이: 안나 | 날짜: 2009-04-14 |
조회: 3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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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화교들이 많이 거주하고, 중국인 학교가 있는 서울 연희동과 인근 연남동에 언젠가부터 중국 음식점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근방에는 크고 작은 중국 음식점 20여 곳이 밀집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 중 돋보이는 곳이 바로 연희동 ‘사러가 쇼핑’에서 굴다리 방향으로 내려가다 만나는 ‘이화원(02-334-1888)’이다. 3대째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화교 출신 조동광 사장이 연남동 ‘매화’에 이어 확장 개업했다고 한다.
이 집은 주인 조씨를 비롯, 주방 스태프까지 모두 화교로 구성돼 본고장 맛을 자랑한다. 조씨는 “화교의 자부심으로 음식에 정성과 혼을 담는다”고 공언할 정도다.
메뉴판이 한 권의 책일 정도로 음식의 종류가 많고, 제 각기 특색 있는 맛을 자랑한다. 이 가운데 대표 메뉴를 손꼽는다면 겨울에는 굴짬뽕(8000원), 여름에는 비취냉면이다. 이 집을 미식가들의 꼭 가봐야 할 집 리스트에 올린 계절 메뉴들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다.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맛의 세계를 입 안에 펼쳐놓는다.
굴짬뽕은 여느 짬뽕의 오징어 같은 해산물 대신 싱싱한 통영 굴을 넣어 끓인 메뉴다. 주문할 때 맵게 해달라고 하면 보통 짬뽕처럼 만들어주고, 순하게 해달라고 하면 국물이 맑아 시원하고 담백하게 먹을 수 있게 나온다. 순한 굴짬뽕은 국물이 목을 넘어갈 때 느껴지는 황홀함이 탁월하다. 굴짬뽕의 진수라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깥 간판에 굴짬뽕을 앞세운 집답게 씨알이 굵은 굴들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 굴을 씹어 먹는 맛도 즐겁다.
비취냉면은 면에 시금치를 넣어 뽑아낸 덕에 면 색깔이 비취색을 띤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다. 맛은 보석의 일종인 비취처럼 고급스럽다. 해파리, 새우, 각종 야채로 고명을 얹고 땅콩소스를 넣어 먹는 새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진미다. 본래 여름 메뉴이지만 워낙 인기가 좋다 보니 겨울과 봄에도 팔고 있다. 계절을 앞서 먹는 메뉴라 그런지 더욱 맛깔스럽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짜샤이(절인 야채)도 맛있다. 중국집 수준을 짜샤이로 평가하는 미식가들도 있는데 맵고 짜지 않아 더욱 좋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들어 작은 방들이 곳곳에 있다. 작고 큰 모임을 갖기에 알맞다. 주인이 중국에서 구입해온 다양한 소품으로 꾸민 가게 곳곳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카운터 뒤편 벽면에 걸려 있는 액자에는 주인 일가의 빛바랜 사진이 들어 있다. 이 집의 전통을 말해주는 듯하다. 주차장은 있으나 협소한 편이다. 밸릿 파킹으로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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