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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사거리 맛집 6

글쓴이: 시계바늘  |  날짜: 2010-12-31 조회: 16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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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사거리 맛집 6
직장인들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메뉴. 한 시간 뿐인 점심 시간에 기왕이면 맛있게 먹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 저녁에 회사 동료, 지인들과 술 한잔 걸치고 싶을 때도 어디서 무얼 먹을 지가 만인의 관심사다. 그래서 회사 근처 소문난 맛 집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식당이 많은 곳에서도 맛 집은 어떻게 알고 손님이 든다. 그런 곳들을 찾아가 본다. 혹시 그 동네에 들르게 되었을 때, 식당을 골라야 한다면 긴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성수대교를 건너 언주로를 타고 남쪽으로 죽 직진하다 보면 세 번째 사거리가 논현동 관세청 사거리이다. 동쪽으로는 강남구청, 서쪽으로는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이 만나고 있어 강남에서도 요지 중의 요지다. 실제로 관세청 사거리는 1980년대 강남 개발 초기에는 압구정동에서 이어지는 중요한 거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남 중에서도 가장 강남스럽지 않은 곳이 이 일대다. 대치동, 도곡동 등에 비해 아파트가 적고 주택이 많아서다. 또 빌딩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테헤란로나 강남역 일대의 빌딩 숲에 비할 바 아니고 그렇다고 청담동처럼 호화로운 상가도 없다. 강남에서 제일 변하지 않은 곳이 관세청 사거리 일대다.

이 지역의 랜드마크는 그 이름대로 관세청이지만, 규모 면에서는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건설회관과 길 건너 두산빌딩, 그리고 임피리얼 팰리스로 이름을 바꾸고 증축한 아미가 호텔이다.

시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강남에서는 나름 오래된 동네이고 교통의 요지라 유동인구가 많다보니 맛집은 제법 된다. 강남치고는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이 적은 것도 특징.큰 길가의 대형음식점에서부터 가정집을 개조한 주택가의 오래된 식당, 고급 횟집과 레스토랑까지 골라 먹을 수 있다. 건설협회 박희정 홍보실장과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홍보팀 한미선씨가 관세청 사거리 맛집들을 추천하고 동행해주었다.

강릉옛날집


관세청 사거리 맛집 6
1987년부터 23년째 영업 중인 이 일대 터주대감.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주차장 바로 뒤 주택가에 옛날식 2층 주택을 개조해 만든 식당이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기와로 멋을 낸 이 집은 이름 그대로 강릉과 옛날을 키워드로 한 특색 있는 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너른 마루를 ㄷ자로 한지 문을 바른 방들이 자리 잡고 있다. 문간방은 숫자가 적은 손님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들어가면 온돌방에 방석만 깔려 있고 아무 것도 없다. 약간 어색한 기분으로 기다리고 있으면 메뉴판이 나오고 정식을 고르면 잠시 후 하얀 종이를 깔고 그 위에 음식을 가득 얹은 상이 통째로 나온다.


관세청 사거리 맛집 6
음식은 강원도, 그 중에서도 강릉 스타일이다. 어느 정식에도 영양돌솥밥이 나오는데 강원도 오색약수로 만든다. 오색약수에는 철분기가 많이 들어있어 밥이 하얗지 않고 노르스름한 색이 된다. 윤기 자르르 흐르는 고소한 밥을 덜고 뜨거운 물을 부어 놓는데, 밥 한술을 떠 먹으면 한국 사람에게 밥이 차지하는 의미를 새삼 깨닫지 않을 수 없다.

놋그릇에 담긴 음식들은 일단 가짓수가 많다. 계절마다 바뀌지만 육해공을 아울러 10가지가 넘는 밑반찬과 보쌈, 전, 회, 조림, 구이, 잡채 등이 따라 나온다. 밑반찬 중에는 강원도 음식인 감자떡도 한 자리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밥이 맛있으니 어느 반찬을 얹어 먹어도 맛있게 느껴진다.

뜨뜻한 온돌방에 큰 상 가득 음식을 차려 놓았으니 이야기 꽃이 절로 피어난다. 한미선씨는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회장, 사장님도 가까운 이들과 즐겨 찾는 곳”이라고 귀뜸한다. 특별한 날 가족 모임을 갖기에도 좋은 집이다.

대표메뉴 오색약수영양돌솥밥 점심(영양 1만7000/정식 2만3000/정식A 3만3000원) 저녁 정식(3만3000/4만3000/5만3000원) 강릉초당두부구이(1만5000원) 감자옹심이 (2만원)
주소 강남구 논현동 248-4 (02)544-5196

제주서부두


관세청 사거리 맛집 6
관세청 맞은 편 ABC 볼링장도 이 일대에서는 역사가 오래된 대표 건물. ABC볼링장을 끼고 내려가면 강남구청역까지 이른바 먹자골목이 이어진다. 박희정 실장은 이 길에서 제주서부두 집을 추천했다. 갈치, 고등어 등 신선한 생선이 먹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집이라는 것.

실제로 이곳은 제주에서 매일 비행기로 신선한 재료들을 공수해온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어종인 갈치, 고등어, 옥돔을 메인으로 구이, 조림, 회를 맛볼 수 있다. 제주도 서부두에서 먹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는 맛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갈치조림과 고등어 구이다. 고등어 구이는 일단 엄청난 크기에 놀라게 된다. 반으로 갈라 납작하게 나오는 고등어가 긴 접시 한 가득이다. 기름기가 잘잘 흐르는 푸르스름한 껍질을 들어 올리면 두툼한 갈색 살이 담백하면서도 쫄깃한 느낌까지 나는 듯하다. 집에서 구워 먹는 고등어와는 차원이 다르다.

조림은 2인 이상만 주문을 받는데 갈치를 가득 덮고 있는 조림장은 보기와 달리 맵지도 짜지도 않고 적당하다. 큼직하게 썰어 넣은 야채와 하얀 갈치살을 적당히 비벼 먹으면 밥 도둑이 따로 없다. 둘이서 조림, 구이 다 먹을 수 있을만큼 맛이 좋다. 함께 따라 나오는 미역국과 밑반찬 모두 깔끔하다.

대표메뉴 갈치조림(3만3000/4만5000원) 갈치구이(1만6000원) 고등어조림(1인분 8000원) 고등어구이(1만5000원) 점심특선 회덮밥(9000원)
주소 강남구 논현동 115-25 (02)518-4756

논현삼계탕


관세청 사거리 맛집 6
건설회관 바로 맞은편 언주로에 자리한 주차장 완비 대형 음식점. 1,2층에 걸쳐 자리가 많은 데도 점심 시간은 항상 붐비고 복날에는 옆집까지 터서 장사를 해도 몇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소문난 집이다.

이 일대에서 워낙 알려진 집이라 아주 오래되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10년이 안된 집. 하지만 삼계탕, 전기구이, 닭죽을 중심으로 닭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친숙한 메뉴들을 맛있고 깔끔하게 내 지역 대표 음식점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논현동 외에 강남 송파 일대에 4개의 분점이 있다.

주문하면 오래지 않아 놋쇠 받침에 담겨 나오는 이 집 삼계탕은 잘 무른 고기와 푸짐한 찹쌀이 특징. 다리부터 먹겠다 생각하고 젓가락으로 잡아 당기면 옷 벗듯 다리 하나가 몸통에서 쑥 빠져 나온다. 속 살 역시 일부러 발라놓기라도 한 것처럼 쭉쭉 잘 떨어져 먹기 편하다. 국물맛도 담백하다.

닭 속에 든 찹쌀밥은 다른 삼계탕 집에 비하면 꽤 많다. 닭 한 마리에 밥까지 먹으면 웬만한 남자도 영양보충은 물론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박희정 실장은 “인삼술을 달라고 해 삼계탕 국물에 부으면 닭 냄새가 삭 가셔 특히 좋다”고 일러준다. 따라 나오는 깍뚜기, 풋고추, 젓갈과 닭뼈를 버릴 비닐 씌운 통까지 나무랄데 없다.

기름기를 쏙 뺀 전기구이와 닭죽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 전기구이는 물론 동그란 캔에 넣어주는 삼계탕도 테이크 아웃용으로 그만이라 퇴근할 때 들러 사가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고.

대표메뉴 삼계탕(1만3000원) 전기구이(1만3000원) 닭죽(9000원)
주소 강남구 논현동 106 (02)3444-5510

한국순대


관세청 사거리 맛집 6
순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할만한 집. 점심에는 11시30분이 넘어가면 2층까지 자리가 꽉차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집이다.

이 집 순대는 한입 먹는 순간 보통 순대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당면만 가득한 분식집 일반 순대, 찹쌀이 많이 들어가는 이북 ‘아바이’ 순대와 달리 돼지선지가 메인이기 때문. 단면을 잘라 보면 당면은 10가닥 밖에 안 들어 있다.

50년 전통이라는 간판의 설명답게 순대의 본연에 충실한 정통 순대다. 그래서 대개의 순대집은 순대국을 먼저 찾게 되지만 이집은 접시순대를 빼놓을 수 없다.

모듬을 시키면 고기와 순대가 반씩 나온다. 회식 등 여러사람이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

국에도 똑같은 순대가 들어가는데 국물도 옛날식이다. 다대기를 미리 넣어 매운 맛을 강조하는 대신 입맛에 따라 넣어 먹을 수 있도록 따로 나온다. 아무 것도 넣지 않은 국물맛은 설렁탕처럼 뽀얗다. 그냥 먹어도 고소하다.

대표메뉴대국(6000/7000원) 순대(8000원) 모듬(1만7000/2만2000원)
주소 강남구 논현동 242-9 (02)548-5570

가람


관세청 사거리 맛집 6
이 일대 직장인들이 첫 손가락에 꼽는 국수집. 건설회관을 끼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주차장과 인접해있다.

빨간 벽돌집에 기와와 한식창으로 멋을 낸 이 집은 정갈한 옛날 가정집 같은 분위기에서 집에서 만든 듯한 소박하고 깔끔한 한식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2002년 문을 열 때는 대구 음식에 근간을 두고 옛날 스타일에 충실했으나 이후 조금씩 도시화를 시도해 요즘은 누구나 즐길 만한 맛이다. 덕분에 지금도 은퇴한 임원 등 나이 든 손님이 많이 찾지만 점심에는 젊은 인근 직장인들, 오후에는 동네 아주머니들까지 연령대가 넓어졌다.

이 집에서 가장 먼저 맛봐야 하는 메뉴는 역시 국수. 점심에 특히 많이 나가는 국수는 멸치국물과 고기국물 두 가지가 있다. 멸치는 시원하고 고기는 술 먹은 다음날 장을 부드럽게 해주는데 딱이다. “멸치국수와 고기국물 국수를 찾는 손님의 비율은 6:4 정도”라는 게 채양자 사장의 설명이다.

수육과 전도 빼놓을 수 없다. 1++ 등급의 한우만을 사용해 만들고 그날 팔고 남은 고기는 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맛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채 사장은 모든 식재료를 대놓고 쓰지 않고 직접 장을 보게 할 정도로 좋은 재료에 대한 소신이 대단하다. 전은 야채고기전, 해물파전, 굴전, 녹두전, 생선전 등 종류가 다양한데, 가람을 특히 자주 간다는 박 실장은 “야채전과 생선전을 반반씩 한 접시 시키면 가장 좋다”고 추천했다. 깻잎과 일본에서까지 취재하러 온 양배추김치 등 반찬도 맛깔스럽다.

대표메뉴 멸치국수(7000원) 고기국물국수(7000원) 수육(2만8000원) 야채고기전(8000원) 해물파전(1만5000원)
주소 강남구 논현동 83-19 (02)541-8200

도쿄팡야


관세청 사거리 맛집 6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길 건너 월드 메르디앙 아파트와 좁은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작은 빵집이 하나 있다. 언뜻 보면 빵집인 줄 모르고 지나칠 위치에 영어로 흘려 쓴 간판도 낯설다. 도쿄팡야, 도쿄빵가게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집은 베이커리 업계와 빵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집이다. 논현동 본점 외에 가로수 길에 분점이 있고 롯데, 현대 백화점에도 입점해 있다.

한미선씨는 “호텔 직원들 사이에서도 길 건너 도쿄팡야가 맛 좋다고 소문이 나있다”고 말한다. 도쿄팡야가 유명한 이유는 일본인 사장이 만들어내는 독특하고 맛있는 빵 때문. 청담동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를 만들던 후지와라 야스마 사장은 2008년 10월 논현동에 자신의 가게를 냈다. 처음부터 대형 프랜차이즈와 다른, 일본 동네 빵집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서 일부러 논현동 주택가에 자리를 잡았다고.

이 집의 빵들은 흔히 볼 수 없는 종류들이다. 일본에서 공수한 카레를 하루 동안 숙성했다 빵에 넣어 만드는 카레빵과 일본 된장 미소를 넣어 번처럼 구운 호두미소빵, 곰보빵에 쌀기와 단판을 가미한 소보로딸기단팥빵이 이 집의 3대 스타. 미소빵은 구수함보다 달콤함이 먼저 느껴지는 묘한 빵이다.

케이크 중에서는 와플모양의 쉬폰 속에 생크림과 딸기, 말차 등을 넣은 롤 케이크와 최근 개발한 도쿄 바나나 롤이 인기. 버터크림 대신 생크림만 사용해 느끼하지 않다.

카페로 꾸민 가로수길 지점과 달리 논현동 본점은 일체의 장식이 없는 그야말로 공장 느낌이 강하다. 진열장 바로 뒤로 대형오븐과 작업장이 보인다. 하지만 빵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는 세심한 배려 탓에 맛은 최상이다.

대표메뉴 카레빵(2500원) 호두미소빵 (1500원) 소보로딸기단팥빵(1800원) 딸기와플롤케이크(7000원)
주소 강남구 논현동 211-9 (02) 540-7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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