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식으로 풀어낸 남미 요리
모니카의 따뜻한 식탁과테말라에서 온 모니카는 신선한 재료에 간단한 양념 몇 가지만을 더해 멕시칸을 일상식으로 풀어낸다. 그녀가 만든 쉽고 간단한 홈메이드 요리와 그녀의 주방에서 찾아낸 식재료 구경.
과테말라 대사 부인인 모니카를 알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서였다. 평소 식도락을 즐기는 지인과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남미 요리는 물론 이탤리언까지 두루 섭렵한 요리 고수가 있다는 말을 전해 들은 것. 모니카가 우리나라에 온 것은 지난해 7월. 반년이 조금 넘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두 사람이 친해지게 된 데는 요리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남미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과테말라는 타코, 브리토 등으로 대표되는 멕시칸 푸드를 주식으로 즐긴다. 하지만 과테말라 요리는 양념을 많이 쓰지 않고 맛이 좀 더 담백하다는 것이 다르다. 또한 멕시칸이 요리에 소스를 듬뿍 넣어 만드는 것과 달리, 과테말라에서는 대개의 재료와 소스를 따로 식탁에 차려두고 원하는 대로 더해 먹게 한다.
소금, 후추를 많이 쓰지 않아 맛도 멕시칸보다 슴슴한 편. 이런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식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놓이는 프리홀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항시 밥에 김치를 먹듯, 과테말라 사람들은 검은콩을 삶아 으깨 만든 프리홀을 쟁여두고 어떤 요리에든 곁들인다.
아침에는 달걀프라이에, 점심에는
토르티야에 어김없이 프리홀을 올린다. 실제 맛을 보니 우리나라의 수수부꾸미 같은 맛이랄까. 콩으로 만든 만큼 좀 더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나는데, 어떤 음식과 함께 먹는가에 따라 여러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
프리홀 Frijol우리의 김치처럼 어느 요리에나 곁들이는 일상식. 토르티야에 넓게 올린 후 사워크림을 뿌려 먹으면 맛있다.
재료검은콩 500g, 양파 1개, 마늘 4쪽, 소금 약간, 물 적당량, 올리브유 1큰술
만들기
1올리브유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냄비에 넣고 물을 넉넉히 부은 다음 콩이 푹 익을 때까지 20~30분가량 삶는다.
2익힌 콩은 실온에 두고 식힌 후 곱게 으깬다.
3팬에 ②와 올리브유를 넣고 한 덩어리가 될 때까지 치대듯 볶는다.
1 과카몰리 Guacamole으깬 아보카도에 라임주스와 고수 등을 더해 만든 음식, 그녀의 과카몰리는 아보카도를 거칠게 으깨 만들어 씹는 맛이 있다.
재료완숙 아보카도 1개, 양파 1/2개, 레몬 1개, 마늘 3~4쪽,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아보카도는 반으로 갈라 씨를 빼고 숟가락으로 과육을 파낸다.
2아보카도 과육을 거칠게 으깬 다음 레몬 반 개 분량의 즙을 짜 넣는다.
3양파와 마늘을 곱게 다져 넣고 나머지 레몬즙을 짜 넣은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2 카르네 아도바다 Carne Adobada남미 요리에 쓰는 향신료의 일종인 아치오테 (Achiote)에 재워 구운 돼지고기. 아치오테는 주로 고기 양념으로 사용되는데, 탄두리 치킨에 쓰는 파우더처럼 빨간색을 낸다. 고추장처럼 보이지만 맵지 않고 감칠맛을 더해준다.
재료돼지고기 200g, 아치오테·올리브유 적당량씩, 따뜻한 물·식초 2큰술씩, 소금 약간
만들기
1아치오테에 물과 식초를 넣고 갠다. 아치오테는 버터 같은 제형으로 사용할 때 물을 넣고 걸쭉한 정도로 개면 된다.
2①에 고기를 넣고 2시간가량 재운다.
3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②를 올린 다음 양면을 노릇하게 굽는다.
엔살라다 프루타스 Ensalada de frutas과테말라식 과일샐러드의 특징은 시나몬파우더가 들어간다는 것. 과테말라에서는 파인애플과 함께 다양한 과일을 잘라 넣고 시나몬파우더와 설탕을 뿌려 섞은 샐러드를 즐긴다. 오렌지 과즙을 짜 넣으면 더욱 신선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재료파인애플·딸기·수박·시나몬파우더·설탕 적당량씩, 오렌지 1개
만들기
1과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시나몬파우더와 설탕을 뿌리고 오렌지 과즙을 짜 넣은 다음 고루 섞는다.
세비체 Cheviche생선이나 해산물을 레몬이나 라임, 소금에 절인 요리. 생선 대신 관자나 새우를 사용하기도 한다. 생선과 함께 여러 채소를 신선한 드레싱과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이다.
재료도미 400g, 토마토·양파 1/2개씩, 고수 30g, 민트 약간, 라임 1/2개, 우스터소스 적당량
만들기
1손질한 도미는 먹기 좋은 크기로 깍둑 썬다. 토마토와 양파도 같은 크기로 썬다.
2고수는 굵게 다진다.
3끓는 물에 도미를 살짝 익힌 다음 찬물에 헹궈 완전히 식힌다.
4볼에 토마토, 양파, 고수, 민트, 우스터소스를 넣고 라임 즙을 짜 넣는다.
5④에 도미를 넣고 섞은 다음 입맛에 맞게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6맛이 고루 배도록 랩을 씌우고 2시간가량 냉장고에 넣어 차게 둔다.
이색 재료가 있는 모니카의 주방 구경요리를 해주겠다는 초대에 찾은 그녀의 주방엔 색색이 다른 네 개의 도마가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이는 채소, 생선, 고기, 향신료를 구분해 사용하는 것으로 그녀의 요리 내공을 잘 보여주는 대목. 그녀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대여섯 가지 요리를 뚝딱 차려냈다.
과테말라에는 어느 집에나 라임 나무가 한 그루씩은 자리하고 있다는데, 그래서인지 대다수의 요리에 라임이 들어간다. 세비체에도, 과카몰리에도 라임을 쭉 짜 넣거나 간단한 양념만 더했는데 저마다 각기 다른 향미와 감칠맛을 지니고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
들어가는 재료도 간단하지만 요리법 또한 꽤나 명료해 멕시칸 요리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쉽게 따라 용기가 생긴다. 이토록 만들기 쉬운 줄 알았다면 굳이 멕시칸 레스토랑 앞에 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었을 것을 그랬다.
1과테말라 요리에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인 라임. 즙을 내서 쓰기도 하지만 껍질을 갈아 제스트로 만들면 풍부한 향미를 즐길 수 있다.
2남미에서 고기 요리를 할 때 두루 쓰는 아치오테. 여러 향신료를 모아 만든 것으로 빨간색 때문에 맵게 보이지만 매운맛은 거의 없지만 고기 요리에 넣으면 맛과 풍미를 돋운다.
3옥수수 반죽을 눌러 만든 토르티야는 과테말라에서 밥처럼 먹는 음식이다. 때문에 거리마다 빵집처럼 토르티야 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을 정도. 토르티야는 항상 떨어지지 않도록 쟁여두었다가 먹을 만큼씩만 패브릭으로 감싸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그래야 수분이 증발하지 않고 맛이 부드럽다.
4과테말라는 커피 원두와 설탕의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 산지이기도 하다. 강한 커피를 좋아하는 그녀는 과테말라산 원두를 다크 로스팅해 프렌치 프레스에 내려 마신다. 프렌치 프레스를 사용하면 원두의 맛을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다.
5과테말라에서 유명한 또 한 가지가 바로 럼이다. 오래되었다는 뜻의 '아녜호(Anejo)'라는 말이 적혀 있으면 좋은 것. 이는 데킬라와 같은 남미 술에 모두 적용되는 말이다.
6럼에 피나콜라다 믹스를 섞어 완성한 피나콜라다. 파인애플 등의 과일로 장식하면 금세 파티 음료가 만들어진다.
기획_오영제 기자 사진_강진주(AO Studio)레몬트리 2014 3월호< 저작권자ⓒ제이 콘텐트리 레몬트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