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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물 4대 김치찌개 맛집

글쓴이: 별님  |  날짜: 2010-05-15 조회: 5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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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의 명가들은 공통적으로 김칫소로 배추를 채우지 않았다. 찌개를 끓이면 국물이 깔끔하지 않아서다.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이 기본양념. 젓갈도 건더기가 없는 액젓만 쓴다. 숙성 기간은 1년을 넘지 않는다.

‘굴다리식당’은 경기도 파주에서 재배한 배추만 쓰고 멸치 액젓·고춧가루·다진 마늘만 넣는다. 파주의 저장고에서 30~45일 숙성한다. ‘장호왕곱창’은 새우젓·고춧가루·다진 마늘·황석어젓국을 넣고 가게 옆의 저장고에서 1년간 숙성한다.

광화문집’은 배추를 썰어서 절인다. 절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젓갈과 액젓은 일체 안 넣고, 오직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만 넣어 익힌다. ‘원조 조아저씨 김치찌개와 막겹구이’는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에 새우젓·멸치액젓을 더하고, 상온에서 겨울에는 1달, 여름에는 4~5일 익힌다.


명물 4대 김치찌개 맛집

▶굴다리식당

‘굴다리식당’의 김치찌개는 냉면 그릇에 담겨 나온다. 1977년 서울 마포구 도화동 굴다리 밑에 가게 문을 열었을 당시, 인근에는 인쇄 공장들이 즐비했고 지하철 공사도 한창이었다. 공장과 공사 현장의 인부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소박한 밥집‘굴다리식당’을 찾았다.

하루는 주인 김정숙(76)씨가 단골손님들에게 서비스로 특별 메뉴를 내놓았는데 그 인기가 대단했다. 메뉴 중 하나였던 설렁탕의 소고기 사골 육수에 김치와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가 그것이다. 결국 단골들의 간청에 따라 김치찌개를 주 메뉴로 팔기 시작했다. 빨리 일터로 돌아가야 하는 이들을 위해 미리 끓여 놓았다 내놓았다. 푸짐한 양은 기본이었다. 이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육수는 소고기 사골과 잡 뼈를 밤새 푹 고아 만든다. 여기에 돼지앞다리 살과 목살·김치· 특제 양념장을 넣고 2시간 동안 끓인다. 김치 국물은 색깔을 내기 위해 한 국자 정도만 넣는다. 매일 아침 20인 분의 큰 솥 6개에 김치찌개를 끓여 놨다가 여러 냄비에 나눠 담는다.

주문이 들어오면 한 번 팔팔 끓여 냉면 그릇에 담아낸다. 사골 육수 넣고 오래 끓여 낸 김치찌개 국물 맛은 깊고 진하다. 비계가 적당히 섞인 두툼한 돼지고기에 김치 맛이 알맞게 배어 있다. 이 진국 김치찌개가 무한 제공된다.

김치찌개 집 치고 밑반찬도 다양하다. 구운 김·달걀말이·총각김치·콩나물무침·부추무침·가자미조림이 나오는데 모두 골고루 맛있다. 특히 황해도 장단이 고향인 김 씨가 이북식으로 젓갈을 거의 넣지 않고 만든 총각김치는 깔끔하고 시원하다. 2003년부터 김 씨의 아들 이강우(53)씨가 몇 골목 떨어진 곳에 분점을 운영하고 있다. 김치찌개 6000원, 02-712-0066(본점)·02-706-0323(분점).



명물 4대 김치찌개 맛집

▶장호왕곱창


1980년에 문을 연 ‘장호원곱창’은 가게 이름에서 보듯 원래 곱창집이었다. 하지만 점심시간에는 곱창 장사가 시원치 않아 1대 주인 이종원(68)씨는 김치찌개를 메뉴에 추가했다. 양은 냄비에 시큼하게 익은 김치를 잔뜩 넣고 끓인 김치찌개는 점심 식사 손님들은 물론 저녁 술 손님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다.

10년 전, ‘성당 형님’인 이 씨로부터 가게를 인수한 2대 주인 김재하(66)씨는 김치찌개에 주력했다. 고향인 전북 고창에서 재배한 배추와 직접 빻은 고춧가루로만 김치를 담아 저장고에서 숙성시킨다. 이것이 1년 후에도 김치의 아삭함이 살아있는 비결이라고. 김 씨는 “김치찌개 매출이 전체 하루 매출액 중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이 집의 김치찌개는 초강력 신 맛으로 유명하다. 주문을 하면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김치· 돼지 앞 다리 살·양파·파들이 조리되지 않은 상태로 담겨 나온다. 자작한 국물이 유난히 시뻘건 이유는 김치 국물에 소량의 맹물과 고춧가루·고추장·다진 마늘을 더한 때문이란다.

뚜껑을 덮고 센 불에 10분 정도 끓이면 양은 냄비가 폭발할 듯 끓는다. 김치 한 조각 씹으니 새콤하다. 국물을 떠먹으니 진저리를 칠 정도로 시다. 그런데도 얼큰한 뒷맛에 은근히 끌린다. 반찬은 달랑 김치 하나다. 그것도 찌개용 김치와 똑같은 것이다. 마니아들은 이것을 그냥 먹거나 찌개 속에 넣어 먹는다는데 일반 손님들에게는 무성의하게 느껴 질수도 있겠다. 김치찌개 6000원, 02-756-5070.



명물 4대 김치찌개 맛집

▶광화문집

‘광화문집’은 33년 전 그대로다. 허름한 식당 건물에서부터 빛바랜 간판, 낡고 닳은 식탁과 의자까지. 김치찌개 맛과 가격도 1977년 개업 이후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그때도 1인분에 5000원을 받았어요. 근데 비싸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술안주용으로 팔았거든요. 고기가 많이 들어가니까 셋이 와서 소주 안주로 찌개 하나 시키면 충분했지요.” 주인 노병복(67)씨의 말처럼 이 집의 김치찌개는 안주용으로 사랑 받아 왔다. 그래서 이 집에서는 찌개에 당연히 딸려 나온다고 여겨지는 공깃밥을 따로 판다.

김치국물과 맹물을 3대1 정도로 섞고 김치·두부·돼지 목살을 넣고 초벌로 끓여낸다. 찌개 국물은 매운 맛과 신 맛, 짠 맛이 조화를 이뤄 시원하고 칼칼하다.

노 씨는 “찌개국물은 찌개국물로 먹어야 제 맛”이라며 라면 사리도 판매하지 않는다. 돼지고기도 푸짐하게 들어가고 찌개 양이 많아 둘이 하나 시켜 먹어도 충분하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겉절이는 찌개용 김치와 똑같은 양념을 쓰고 채 썬 파만 추가해 만든다.

젓갈과 액젓이 일체 들어가지 않아 감칠맛은 덜하지만 찌개 속 김치와는 다른 싱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광화문집’에서 김치찌개만 주문하면 종업원 아주머니들이 어김없이 “달걀말이는?”하고 쏘아대듯 묻는다. 김치찌개와 함께 이 집의 대표 안주라는데 굳이 시켜먹을 만큼 특별한 맛은 아니다. 김치찌개 5000원·공기밥 1000원, 02-739-7737.



명물 4대 김치찌개 맛집

▶원조 조아저씨 김치찌개와 막겹구이

28년째 서소문동 직장인들의 점심을 책임지고 있는 김치찌개집이다. 1·4후퇴 때 월남한 부모님이 1982년에 문 연 가게를 아들 조문성(45)씨가 이어 받아 운영 중이다.

부모님의 '영일원' 시절에는 분식집에 가까웠다. 조 씨는 1990년에 가게를 물려받으면서 ‘백화점 식 메뉴’를 정리하고 김치찌개에 주력했다. 그는 “점심시간에 오는 직장인들 대부분이 김치찌개를 시켰다. 저녁시간에는 안주로 많이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표 메뉴가 됐다”고 말한다.

이 집의 김치찌개는 살짝 부대찌개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스테인리스 냄비에 김치·돼지 앞 다리 살·두부·소시지·떡을 담는다. 소고기 육수에 김치 국물 대신 다대기를 풀어 냄비에 넉넉히 부어 낸다. 다대기는 소고기 육수·고춧가루·다진 마늘·다진 생강·새우와 조개를 말려서 간 것을 섞어 만든다.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2000년부터 어머니 표 김치찌개에 소시지와 떡을 추가했단다.

예전 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주문 전 미리 말하면 소시지를 빼주기도 한다. 하지만 소시지 들어간 조아저씨 김치찌개도 일반 부대찌개 보다 덜 텁텁하고 깔끔하다. 안주용 김치찌개는 김치찌개백반에 딸려 나오는 조밥 대신 찌개에 콩나물을 듬뿍 넣어 준다. 김치찌개백반 6000원·김치찌개안주 2만 4000원(대), 1만 8000원(중), 1만 2000원(소), 02-752-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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