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장인들은 어디서 회식을 할까. 사실 직장 내 회식이라고 하면 여러 명이 단체로 모여 고기나 굽고 떠들며 술만 마시는 근무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많다. 하지만 요즘 회식 문화는 기성세대 때와는 많이 다르다. 친목 도모를 위한 자리지만 자기 몸을 챙길 줄 알아 술보다는 맛있는 음식 위주로, 조직적이고 강압적인 분위기보다는 유연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원한다. 그래서인지 젊은 직장인들의 회식 문화에 맞춰 특화된 회식 장소들이 곳곳에 많이 생기고 있다. 오늘도 회식을 어디서 할지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회식하기 딱 좋은 업소들을 소개한다.
↑ [조선닷컴]미도리 야키소바, 아보카도 사시미
↑ [조선닷컴]
↑ [조선닷컴]야키사바스시, 미도리 라멘
↑ [조선닷컴]미도리 내외부
↑ [조선닷컴]송영민(케케케) 맛집 블로거
최근에는 회식이라고 해서 술이 위주가 되기보다는 음식, 전체적인 분위기 등 다양한 요소들이 우선시 되고 있다. 대규모의 인원이 모이는 부서 회식의 경우 1차원적인 고깃집을 위주로 회식 장소를 찾아야 하겠지만 소규모의 팀 회식이라면 다양한 음식점을 회식 장소 선상에 놓고 고민하게 마련이다. <미도리>는 옹기종기 소규모 인원이 담소를 나누는 회식 장소로 적합한 곳이다. 폭넓은 메뉴 구성과 위생·청결, 주인장의 경영 마인드까지 출중한 곳이라 젊은 여사원부터 부장님까지 포용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단순히 이자카야만 표방하지 않고 다이닝 메뉴를 함께 구성하고 있어 식사와 술 안주까지 가능해 효율적이다. <미도리>가 위치한 홍대 입구는 기존 2호선 외에 6호선 상수역까지 상권이 커지면서 다양한 맛집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업종도, 콘셉트도 개성 있는 곳들이 많아 회식 장소를 선정할 때 고려하면 좋은 상권이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POINT 1. 비싼 거품 뺀 합리적인 이자카야
<미도리>는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 스타일이다. 하지만 가격만큼은 우리가 흔히 아는 비싼 이자카야가 아니다. 모둠회나 소고기 요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1만5000원 이상 넘어가는 메뉴가 없다. 이곳의 메뉴들은 회식하는데 부담이 없는 가벼운 요리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미도리 야키소바(9000원)는 <미도리> 점장이 일본 유학시절 유명 이자카야에서 배워온 정통 야키소바를 내고 있다. 작은 멸치가 들어간 이 집의 야키소바는 정말 현지에서 먹는 맛 똑같다. 게다가 가격까지 착하니 회식을 주관하는 사장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회식 메뉴가 없을 것이다.
배도 채울 겸 안주로 야키소바를 먹었다면 이어서 아보카도 사시미(9000원)도 함께 즐기기를 권한다. 아보카도 사시미는 지방이 다량 함유돼 얼핏 고기 맛이 나는 아보카도를 잘라서 새우살과 함께 마요네즈를 뿌려 샐러드 스타일로 먹는 메뉴다. 그 맛이 부드럽고 고소해서 여성 고객의 선호도가 높다. 또한 흔히 이자카야에 가면 사시미를 많이 주문하는데 <미도리>는 사시미를 대·중·소로 구분해서 팔고 있다. 특히 여러 명이 갔을 때 점장에게 가격에 맞춰달라고 하면 제철 생선을 위주로 사시미를 주니 회식 땐 영양 보충할 겸 사시미도 꼭 챙겨 먹도록 하자.
POINT 2. 회식의 대명사, 수준급의 국산 생맥주
회식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술이다. 이 집은 술에 관해서도 할 말이 많다. 흔히 일반 호프집에서 뽑아내는 생맥주는 디스펜서나 노즐에 대한 관리나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맛이 일정하지 못하고 심지어 변질된 생맥주를 제공하는 곳도 상당수다. <미도리>는 매일 노즐과 관 청소를 철저히 하고 국산 생맥주도 일본의 유명 맥주 못지않게 제대로 뽑아내기 때문에 그 맛이 타 업소보다 월등히 훌륭하다. 필자는 이곳에서는 국산 생맥주를 즐겨 마시는데 일본 맥주들과 비교 해봐도 맛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생맥주 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크리미한 거품이 넘치는 맛있고 청량한 생맥주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회식에 걸맞은 소주도 구비돼 있지만 <미도리>에서는 자신 있게 뽑아내는 국산 생맥주를 마시면 분명 회식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줄 것이다.
POINT 3. 술안주 외에 훌륭한 다이닝 메뉴
회식한다고 해서 주구장창 술과 안주만 먹어서야 되겠는가. 요즘 같이 더울 때는 몸도 잘 챙겨야 한다. <미도리>는 식사까지도 완벽하게 챙겨 먹을 수 있도록 메뉴가 구성되어 있다. 불에 구운 고등어 초밥인 야키사바스시(9000원), 미도리 라멘(6000원)은 한 끼 식사로 아주 만족할만한 메뉴다. 특히 미도리 라멘에 사용하는 면은 인근의 유명한 정통 일본 라멘집에서 가져온다고 한다. 이 면을 가지고 서두에서 소개한 야키소바와 라멘을 만든다고 하니 어찌 맛이 없을 수 있겠는가. 이렇게 배부르게 먹고 나면 회식을 한 건지 만찬을 한 건지 모를 정도로 포만감과 행복감에 젖어들게 된다.
POINT 4. 젊은 점장의 스마트한 경영 마인드
<미도리>의 점장은 상당히 나이가 젊다.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청년인데 영업 마인드가 상당히 스마트하다. 손님에게 친절함은 기본이고 바쁠 때는 본인이 직접 주방으로 들어가 요리를 하기도 한다. 게다가 훈남 스타일의 핸섬한 외모까지 갖추고 있다. 그래서인지 <미도리>는 유독 여자 손님이 참 많다. 트렌드를 잘 알고 스마트하게 영업하는 곳은 회식을 해도 모두 만족할만한 기본 여건을 갖춘 곳이라고 할 수 있다.
POINT 5. 소규모 회식에 적합한 공간
<미도리>는 소규모 인원이 회식하기에 적합한 공간이다. 실내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의 인원수용은 어렵다. 단독 룸이 하나 구비되어 있긴 하지만 수십 명이 한 번에 모이기는 적절치 않다. 10명 미만의 인원이 회식할 때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원목을 사용한 인테리어와 낮은 조도로 구성돼 있어 대화를 나누기 좋은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좋은 분위기에서 팀원들과 함께 하루의 스트레스를 떨쳐버리기에는 아주 적합하다.
<미도리>는 단순히 이자카야만 표방하지 않고 일식 다이닝에서 맛볼 수 있는 여러 메뉴를 함께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거기에 가격도 합리적으로 책정되어 있으니 회식을 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비록 큰 규모의 외식업소는 아니지만 제대로 된 일식과 맛 좋은 국산 생맥주까지 맛볼 수 있어 회식장소로는 안성맞춤이다. 오늘은 홍대의 핫 플레이스인 <미도리>에서 멋지고 맛난 회식은 해보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미도리>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410-17 1층 (02)325-1677
글·사진 송영민(케케케) 맛집 블로거 blog.naver.com/symin67
'케케케' 송영민씨는 네이버 맛집 파워블로거(맛짱 케케케의 Tasty Food)로 우먼센스, 쿠켄, 여자와닷컴, 한돈 등 여러 매체에 맛집 칼럼을 연재했다. 우리나라 식도락 동호회 1호 천리안 식도락동호회 시삽 및 네이버 식도락 카페 '행복한 만찬' 매니저를 역임하고 현재 네이버 식도락카페 '미식예찬'의 매니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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