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포트와 우드 볼, 스푼, 티컵, 생강란을 담은 플레이트는챕터원, 애나블랙의 미니 화병은덴스크, 화이트 크리머는무겐 인터내셔널에서 판매한다.
향긋하고 알싸한 생강차 한 잔_요리연구가 김영빈
나이가 들면 어느 순간, 어릴 적엔 싫어하던 음식이 좋아지는 때가 있다. 밍밍한 콩국수에서 느껴지는 깊은 고소함, 뜨끈한 설렁탕을 비우고 난 후의 시원함 같은 것들 말이다. 이는 어릴 땐 절대 모르고, 어른이 되어야 비로소 알 수 있는 맛이다. 또 하나, 나에겐 생강차가 그렇다. 어릴 적 매운맛 때문에 손사래를 치며 먹기를 꺼렸던 생강차.
그런데 혀가 기억하는지, 언제부터인가 생강차가 당겼다. 그래서 요즘은 겨울이면 유자청과 함께 빼놓지 않고 생강시럽을 담근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강판에 곱게 간 생강을 하룻밤 물에 담가둔다. 그러면 아래로 녹말이 가라앉는데, 생강만 건져 같은 양의 설탕과 함께 바글바글 반나절을 끓인다. 걸쭉한 생강시럽은 겨우내 쟁여놓고 물에 타 차로 즐기고, 가라앉힌 녹말로는 알싸한 맛에 입 안이 개운한 생강란을 만든다.
올해 햇 생강은 유독 껍질이 얇고 물이 많아 일찍이 생강시럽을 넉넉히 만들어두었다. 내가 그랬듯 일곱 살 난 딸아이는 생강차라면 질색이다. 민서야, 너도 크면 생강차의 진짜 맛을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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