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 바스켓과 꽃을 꽂은 유리병은메종드 실비, 캔들 홀더는무겐인터내셔널, 체크 패턴 테이블 클로스는구다모제품. 의자에 걸린 크로셰 블랭킷은짐블랑에서 판매한다.
소소하고 정감 어린 엄마의 제철 꾸러미_꽃 그림 작가 백은하
춘천 사는 엄마는 좋은 것, 맛있는 것이 생기면 딸이 생각나는지 부득부득 서울로 올려 보낸다.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저 제철 감자 한 상자, 옥수수 같은 것들이다. 예쁜 상자에 보내기라도 하나. 촌스럽고 모양도 투박한 찌그러진 상자에 넣은 채다. "어휴, 뭘 이런 걸 또 보내. 집 앞 마트에 다 있다니깐." 보낸 것은 받았냐, 쪄 먹었냐 묻는 것이 성가시기도 하고, 먹지 않고 냉장고에 두었을 때의 죄책감이 커 소포를 받을 때마다 타박하듯 엄마에게 전화하지만, 엄마는 듣는 둥 마는 둥. 시간이 지나면 기어이 또 무언가를 싸 보낸다. 한 번은
'백양 메리야스' 상자에 꽈리를 한가득 담아 보내왔다. 동네 아주머니에게 받았 다는데, 본인이 좋으니 나도 좋아할 거라 생각한 게다. 그런데 그 담긴 꽈리가 어찌나 보석처럼 예쁘던지. "빨간 실에 걸면 예쁠 거야"라며 돌돌 말아 동봉한 실에 엮어 창에 걸었다. 지금도 여전히 엄마는 이것저것 사소한 꾸러미를 보낸다. 나 역시 변함없이 전화해 타박한다. 아옹다옹하지만 그래도 작은 소포를 받아 드는 날이면 왠지 모르게 마음속이 따뜻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