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가 업계 처음으로 1000번째 점포를 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서 1000호점인 '답십리 사거리점' 개점 행사를 열었다. 2001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앞에 1호점을 낸지 12년 만이다.
1000호 개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문창기 대표는 이디야커피의 성공 요인으로 "상생을 추구하는 경영철학"을 꼽았다. 문 대표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원금보전과 수익창출을 최우선으로 한다"며 "보증금과 임대료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소규모 매장에 실용적인 인테리어를 고집하는 방식으로 커피값 거품을 덜어내 좋은 가격으로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디야커피 매장은 16m²(약 5평) 정도의 소규모가 대부분이다. 유명 커피전문점들이 경쟁적으로 매장 규모를 넓히고 인테리어를 고급화할 때 역으로 골목골목에 작은 매장을 열어 급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디야커피는 150억 원 매출을 기록한 2010년 이후 연평균 72%로 급성장하며 지난해 매출 420억 원을 올렸다. 올해 매출은 그 2배가 넘는 85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디야커피 측은 "생계형 점주가 많은 특성을 고려해 점포 개설 비용이 타사 대비 최대 60%까지 저렴하고, 로열티도 월정액 25만 원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라며 "광고 홍보 및 마케팅 비용을 전액 본사가 부담하는 것도 경쟁업체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기존 가맹점주가 추가로 매장을 여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2012년 새로 문을 연 매장 212개 중 53개는 기존 가맹점주가 추가로 매장을 연 것이며, 기존 가맹점주의 권유로 친척이나 지인이 개설한 매장도 47개나 된다.
상생경영을 통한 공고한 파트너십 구축은 협력업체들과의 관계에서도 확인된다. 이디야커피는 동서식품, 매일유업, 동원삼조셀텍, 팔도테크팩 등과 10년 이상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덕분에 커피 품질을 최고로 높이기 위한 연구와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 결실로 이디야커피는 최근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스틱원두커피 '비니스트25'를 시판했다. 스틱커피를 앞세워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을 공략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문 대표는 "기본을 지키는 정직한 기업(正),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기업(愛), 신나고 행복한 즐거운 기업(樂)을 뜻하는 기업문화 '정애락'을 바탕으로 미국의 스타벅스, 일본의 도토루, 캐나다의 팀홀튼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이디야커피는 2017년에는 2000호점을 돌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지적이 있으나 문 대표는 "지방 대도시나 중소 도시에는 아직까지 커피 전문점 창업 수요가 많다"며 "앞으로는 지방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는 한국 대표 커피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국내외 사회공헌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디야 드림 로스팅 재단'(가칭) 설립이다. 이디야커피 측은 "5년 내 기금 100억 원을 조성해 국내에서는 기존 장학사업을 확대하고 결손가정 후견인 사업을 새로 시작할 것이며 중국 사막화 방지 나무심기 등 해외활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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