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안녕하세요. 인터넷한국일보 한국아이TV 이진주입니다.
오늘부터 한달동안 네 차례에 걸쳐 와인 전문가 이정창 교수와 함께 ´와인의 대중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첫 번째 시간으로 ´와인, 소주처럼 마셔라´인데요. 깊어가는 가을, 향긋한 와인의 세계로 안내해줄 경기대학교 이정창 교수를 모셨습니다.
<질문> ´와인, 소주처럼 마셔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정창 교수> ˝와인, 소주처럼 마셔라는 서민의 술인 소주처럼 형식과 절차에 얽매이지 말고 와인을 편하게 즐기라는 의미입니다. 이와 더불어 대한민국 와인 대중화를 바라는 저의 간절한 소망이자 와인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희망이 담긴 메세지입니다.˝
<질문> 그럼 와인 마시는 법이 따로 없다는 얘기인가요?
<이정창 교수> ˝네. 사실 와인을 마시는데 형식적인 절차는 필요 없습니다. 단지, 테이스팅(Tasting)과 드링킹(Drinking)에 대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테이스팅은 와인을 전문적으로 시음하는 형식적 요식 행위입니다. 드링킹은 형식과 절차를 따지지 않고 편하게 와인을 마시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가족, 친구, 사랑하는 연인과 와인을 마시고 즐길 때는 특별한 형식없이 편하게 마시면 됩니다. 이것은 서양의 와인문화도 똑같습니다. 다만, 와인을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 또는 소비자로서 와인의 품질을 검증하고자 할 때는 누구나 와인 테이스팅을 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럼 와인 테이스팅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이정창 교수> ˝먼저 와인잔을 하얀 종이 위에 대고 비추면서 시각 테이스팅을 합니다. 와인의 빛깔를 보고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코를 와인잔 깊숙히 대고 후각 테이스팅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와인을 조금만 입에 물고 돌리면서 미각 테이스팅을 합니다.˝
<질문> 테이스팅할 때 체온이 와인에 전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와인잔의 다리 부분을 잡는다고 하던데요?
<이정창 교수> ˝테이스팅할 때 와인잔의 다리 부분을 잡는 것이 체온전달로 인해 와인 맛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그 짧은 순간에 손의 체온이 와인잔을 전달하여 와인의 맛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테이스팅할 때 와인잔의 다리 부분을 잡는 이유는 시각 테이스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와인의 색깔 또는 이물질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와인잔의 볼을 잡는 것보다 다리를 잡아 확인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질문> 그동안 와인잔의 다리 부분을 잡고 마셨었는데 앞으로는 꼭 그럴 필요가 없겠네요?
<이정창 교수> ˝네. 와인잔의 다리 부분을 잡는 것은 테이스팅할 때의 형식적인 요식 행위입니다. 따라서 편하게 즐길 때는 와인잔의 어디를 잡든지 상관없습니다.˝
<질문> 와인은 꼭 와인잔에 마셔야 하는 건가요?
<이정창 교수> ˝꼭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와인잔은 상업적인 결과물입니다. 와인잔을 만드는 기업들은 혀가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을 느끼는 부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와인잔의 모양도 다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2001년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 어메리칸(Science American)에 따르면 기존 혀의 맛 지도는 잘못 해석된 것이며 혀의 모든 부위에서 단맛, 쓴맛, 짠맛, 신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와인잔으로 마시는 것은 과학적이기 보다 심리적인 것이 더 작용할 뿐 물잔에 마시든 일반 유리컵에 마시든 상관없습니다. 더군다나 드링킹하는데 있어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질문> 와인을 마실 때 장소와 음식을 고려해야 하나요?
<이정창 교수> ˝어려운 질문인데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어느 곳에서나 편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와인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음식보다 와인이 유명한 장소에서 와인을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음식이 주가 되는 장소를 선택해서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구요. 와인과 음식은 주관적이며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억지로 맞추려고 하는 것은 베스트셀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어려운 부분이며 태생부터가 다릅니다. 따라서 이 책의 마지막 내용처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편하게 즐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질문> 좋은 와인 추천 부탁드릴께요?
<이정창 교수>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베로체 모스카토입니다. 약발포성 화이트와인으로 복숭아, 레몬, 사과 등 과실향이 향기롭고 맛이 달콤한 와인입니다. 프로포즈할 때 많이 사용해서 일명 작업용 와인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가격은 1만원대로 저렴하며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해서 드시면 더욱 달콤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리포터>
그동안 우리는 와인 맛보다는 와인의 이름이나 배경에 관심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와인을 맛보기도 전에 두꺼운 와인 서적부터 들瀛종?하는 한국의 와인 문화가 이제는 바껴야 하지 않을까요. 와인은 특별한 술이 아니라 우리의 막걸리, 소주처럼 일상에서 편하게 마시는 술이라는 것 잊지 마세요.
[이정창의 와인 인터뷰①]˝와인, 소주처럼 마셔라˝ 와인 전문가 이정창 교수와 함께 와인의 대중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연출=고광홍 촬영=추진혁 편집=고광홍 녹음=이정은 심유리 리포터=이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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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협조=더클래식500 라비앙로즈 촬영협조=경기대 평생교육원, 이정창의 와인밸리)
한국아이닷컴 고광홍기자 kkh@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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