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신선도 높은 보령 자연산 회 무창포 해변 <바다와 어부> 보령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제철 생선회와 해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횟집이다. 주인장 부부가 이곳 토박이여서 지역 주민들이 애용한다. 자연산 여부와 중량에 대한 신뢰가 토착민 사이에서 두텁다. 봄에는 주꾸미, 도다리, 광어를 가을에는 전어, 대하, 꽃게를 주로 취급한다. 음식에 조미료를 거의 넣지 않으며 쌀, 고춧가루 등 집에서 농사지은 청정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이 집만의 강점이다.
↑ [조선닷컴]전어회와 무침, 대하 등
↑ [조선닷컴]삼오정 녹두 및 녹두 삼계탕
↑ [조선닷컴]풍년집 국수
↑ [조선닷컴]굴요리 전문점 터의 한상차림
↑ [조선닷컴]하니쌈밥의 키조개 두루치기
↑ [조선닷컴]허브식당의 허브꽃밥 보령의 여러 해안가 관광지 가운데 최근 각광받고 있는 무창포 해수욕장 입구에 위치했다. 식당 전면 탁 트인 통유리를 통해 무창포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멀리 수평선 위에 원산도, 삽시도, 외연도가 식탁에 앉아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요즘 한창인 전어는 회와 무침 구이로 요리한다. 회와 무침은 1kg에 4만원, 구이는 1kg에 3만5000원이다. 18년째 지속해온 전어무침 소스의 맛은 일품이다. 안주인 유승자(57) 씨가 양파, 마늘, 청양고추 등에 매실 엑기스를 넣고 직접 만들었다. 전어무침을 먹는 동안 끝까지 물이 생기지 않고 그 맛이 유지된다. 올해는 대하가 풍년이어서 자연산 대하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 10월 초순을 기준으로 자연산이 1kg에 5만원~5만5000원, 양식이 1kg에 4만 원 정도다. 예상과는 달리 자연산 대하는 금방 죽기 때문에 살아있는 활어 상태로 판매할 수 없다. 커다란 철 냄비 위에 알루미늄 호일을 펴고 그 위에 굵은 소금을 깐 뒤 대하를 얹어 굽는다. 뚜껑을 덮고 잠시 기다리면 타닥타닥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진하게 난다. 속살이 탄탄하고 의외로 짜지 않으면서 감칠맛이 매우 뛰어나다. 근해에서 잡은 키조개, 가리비, 개조개, 참조개 등 조개구이는 사철 가능하다. 철따라 잡히는 조개가 달라 구성은 조금씩 바뀐다. 가격은 양에 따라 5~7만 원 선. 찬으로 나온 절인 깻잎의 향과 맛이 인상 깊다. 바지락 외에 특별한 재료를 넣지 않고 끓인 미역국은 아주 시원하다.
몸에 좋은 독특한 풍미의 녹두삼계탕 대천시내 <삼오정> 이 집은 본래 한정식 집이다. 지역에서 비교적 오래 전부터 한정식 전문점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여느 한정식 집과 마찬가지로 단품 메뉴에 대한 보강 작업을 꾸준히 하는 과정에서 4~5년 전, 녹두삼계탕(1만3000원)을 개발했다.
주문을 받는 즉시 압력솥에 재료를 넣고 조리한다. 솥 바닥에 녹두를 깔고 찹쌀과 닭, 마늘, 인삼, 대추를 넣는다.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15분 정도 삶은 뒤 5분 정도 뜸을 들인다. 다 익으면 후추, 통깨, 파로 조미하고 다시 한 번 가열해 마무리한다. 단골 고객이나 미리 취향을 얘기하면 기호에 따라 조리 시간을 가감한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3~4분 더 삶아 육질을 무르게 배려한다. 가끔 숙취해소를 위해 해장용으로 찾는 손님도 있다. 이들은 미리 국물을 많이 잡아줄 것을 부탁해 국물로 속을 다스리기도 한다. 녹두와 찹쌀 죽을 먼저 떠먹고 천천히 닭고기를 먹는다. 녹두 특유의 향내와 찹쌀의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이 입에 감긴다. 충분히 넣은 참깨도 고소한 맛을 낸다. 찬 성질의 녹두와 더운 성질의 닭이 제대로 궁합을 맞춘 음식이다. 커다란 전복 한 마리를 넣어 좀 더 보양을 강조한 전복녹두삼계탕(2만원)도 있다. 예전에는 여름철에만 팔렸으나 차츰 유명세를 타면서 겨울에도 찾는 이가 점점 늘고 있다. 육체노동 하는 분들이 보양식으로 먹기 위해 많이 찾아왔었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계층의 여러 연령대에서 찾는다. 닭을 삶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가급적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정겨움 그득한 50년 전통의 진한 국수 맛 대천시내 <풍년집> 어느 고장이나 그 지방의 오래된 맛집은 재래시장에 가야 만나기 쉽다. 대천 중앙시장 초입 주차장 앞에 '풍년집'이라는 노란 간판이 보인다. 소박한 외관과 부뚜막에 걸린 커다란 알루미늄 솥이 50년 관록의 국수집임을 말없이 증언해준다.
이 집 국수(3000원) 맛의 특징은 국물에 있다. 국물 내는데 아주 공들인다. 다른 국숫집들과 달리 국물 내는 재료가 여러 가지다. 우선 서해산 뒤포리와 남해산 멸치가 들어간다. 멸치도 큰 것과 작은 것 두 가지다. 여기에 특이하게도 말린 청어 새끼를 추가로 넣는다. 뒤포리는 담백한 맛을, 멸치는 구수한 맛을 내기 위해 넣는다고 한다. 맛내기 조합으로 국물 맛의 아미노산 상승작용을 위해 다양한 재료를 넣는 것 같다. 국수 국물의 색깔과 맛이 진하다. 황갈색의 국물은 멸치가 우러난 그대로의 맛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비릿한 바다 내음과 살짝 쌉쌀하면서도 당기는 듯한 맛이 구수한 맛 가운데에서도 느껴진다. 고명으로는 파, 고춧가루, 깨소금을 뿌린다. 국수의 면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소면보다 조금 굵은 중면을 쓴다. 오래 전부터 써오던 인근 국수 공장에서 공급받는다. 염도가 다소 높아 삶으면 면발이 쫄깃하다. 비빔국수(4000원)의 양념장은 고추장 소스에 김치, 설탕, 참기름, 김치, 배즙, 양파, 마늘, 깨소금 등 무려 13가지 재료를 넣고 만들었다. 잘 숙성된 양념장은 설렁탕 양념장처럼 진득하다. 다른 집보다 깨소금의 양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설거지를 할 때 고객의 건강을 위해 화학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점에서도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우직한 맛의 사계절 굴요리 전문점 천북면 <터> <터>는 천북면에서 굴 요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노승주(62) 대표가 사업을 정리하고 고향 집에 내려와 시작한지 올해로 19년째. 초창기에는 장은리 앞 바다에서 나는 굴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굴 수요가 생산량을 웃돌아 남당리와 안면도 일원에서 나는 굴까지 쓴다.
굴밥(1만2000원)은 보령의 대표적 음식이자 이집 간판 메뉴다. 30분 정도 물에 불린 쌀과 흑미, 굴, 들기름을 돌솥에 넣고 밥을 짓는다. 굴밥은 비빔용 달래장이 맛을 좌우하는 핵심 포인트. 달래가 나오지 않는 여름철에는 일시적으로 영양부추를 쓴다. 그러나 대개는 직접 재배해 향기가 진한 달래로 양념장을 만든다. 파래 섞인 김에 굴밥을 놓고 달래장을 얹어 싸서 먹으면 입안이 굴과 김, 그리고 달래 향으로 즐겁다. 굴은 다양한 형태의 회로도 먹는다. 굴물회는 동치미 국물에 갖은 양념을 한 일종의 물회. 다른 지방에서는 쉽게 맛보기 힘든 음식이다. 물회의 차고 시원한 맛과 굴의 향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양에 따라 1, 2, 3만원씩 한다. 생굴회와 살짝 데친 굴숙회는 1만원씩이다. 생굴회나 굴숙회를 찍어먹는 초장도 집에서 담근 고추장으로 만들어 감칠맛이 더 짙다. 코스요리(2만5000원)를 주문하면 굴 요리를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생굴회, 굴숙회, 굴물회, 굴파전, 굴튀김이 나온다. 요리를 먹고 나면 굴밥과 순두부를 내오는데, 이 동네 콩을 수매하여 직접 갈아 만든 수제 순두부다. 굴밥과 순두부는 바다의 우유인 굴과 땅의 우유인 콩의 조합이어서 건강과 보양식으로 그만이다. 굴밥을 먹고 나면 돌솥 누룽지가 나온다. 간이 밴 진한 고소함 때문에 자꾸 손이 간다. 이 집은 충청남도청에서 지역농수산물 사용 여부와 위생 상태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 모범업소인 '미더유' 인증점이다.
보령의 알짜배기 맛, 키조개 두루치기 오천면 <하니쌈밥> <하니쌈밥>은 주민들을 상대로 한 쌈밥 식당인데 주말이나 휴일이면 외지인이 몰려와 키조개 두루치기를 찾는다. 10여 년 전에 두루치기에 키조개를 넣고 만들었더니 고객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 이후 정규 메뉴로 키조개 두루치기를 편입시켰다.
키조개 두루치기(4만5000원)에는 키조개의 관자, 날개, 꼭지 등 세 부위가 들어간다. 보통 6~8마리다. 미나리, 양파, 새송이버섯, 팽이버섯, 대파, 당근을 넣고 고추장과 과일 등을 숙성시킨 양념장을 풀어 익힌다. 이때 물은 전혀 넣지 않는다. 나중에 끓이고 나면 함께 넣은 각종 채소와 키조개에서 우러난 즙이 국물을 형성한다. 키조개 두루치기는 4명 정도가 밥반찬이나 술안주로 먹기 좋다. 각종 채소와 키조개에서 우러난 국물이 그 자체로 조미료 구실을 해 별도의 조미료가 필요 없다. 싱싱한 키조개 관자의 쫄깃한 식감은 압권이다.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냄비에 밥을 넣고 볶아먹는다. 2000원에 밥과 볶음밥 재료를 제공한다. 키조개 두루치기가 익으려면 5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는 동안의 무료함을 달래라고 계절에 따라 간재미 무침, 키조개 관자 부침, 주꾸미 등을 서비스로 내놓는다. 보령의 명물이기도 한 간재미 무침의 새콤달콤한 맛은 메인 요리인 키조개 두루치기와 맞먹을 정도다. 외지 사람들이 이 집에 몰려오는 이유의 하나다.
한 그릇 밥 속에 화려한 색색 우주가 활짝 성주면 <허브식당> <허브식당>은 허브랜드의 테마인 허브를 살려 허브황태구이정식(1만2000원), 허브참치정식(2만5000원) 등 허브를 활용한 메뉴를 구성했다. 허브꽃밥(1만)은 허브 요소가 가장 많이 들어간 이 집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다. 계절마다 바뀌는 제철 허브식물의 꽃잎을 비빔밥에 넣어 비벼먹는 음식이다. 허브의 향은 물론, 다채로운 꽃의 색감은 미각, 후각과 함께 시각을 즐겁게 해준다. 그야말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메뉴다.
우선 여러 가지 새싹과 무싹이 담긴 사발에 밥과 김 가루, 참기름, 깨소금, 그리고 고추장 양념 소스를 넣고 잘 비벼준다. 여기까지는 일반 비빔밥과 다름이 없다. 밥을 비빈 다음 준비한 꽃잎과 꽃가루를 얹어 밥과 함께 떠먹는다. 조미료가 일체 들어가지 않아도 워낙 꽃의 향미가 뛰어나고 강해 밥맛 자체가 새롭다. 요즘에는 금어초, 국화, 한련화, 방풍잎, 팬지, 주리앙, 패랭이, 브라질 아구틸론 등의 허브 재료가 비빔밥에 출연한다. 계절에 따라 조금씩 바뀌지만 삼합, 새우튀김, 전복장, 장떡, 된장찌개 등 결코 가볍지 않은 반찬들도 밥상을 묵직하게 꾸며준다. 170석이 넘는 널찍한 자리와 충분한 주차 공간이 확보되어있어 단체 관광이나 여행객의 식사에 적당한 집이다. 주문량이 많을 경우, 미리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달디 단 성주산 공기와 함께 비빔밥에 들어갔던 구절초 향기가 오랫동안 입안에 남았다.
<바다와 어부> 충남 보령시 웅천읍 관당리 797-9 (041)936-4459 <삼오정> 충남 보령시 동대동 1051 (041)933-3131 <풍년집> 충남 보령시 대천동 331 (041)935-7194 <터> 충남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115 (041)641-4232 <하니쌈밥> 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691-12 (041)933-9333 <허브식당> 충남 보령시 성주면 성주산로 673-47 (041)931-4613, 6789
기고=기획 정승호, 글 이정훈, 사진 변귀섭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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