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락가락 구질구질하고 낮엔 찜통같은 더위에 별로 재미있는 일도 없고...
이럴땐 입맛이 떨어질만도 한데 어떻게 된 것이 이놈의 입맛은 사시사철 동서남북 떨어지는 날이 없습니다.
그냥 복이려니~ 생각하고 맛있게 밥을 먹고 있습니다만, 그에 반해 안그래도 비쩍 마른 몰골에 입맛까지 떨어져
앙상해져만 가는 아내를 보니 어디서 밥도둑님이라도 초빙해야겠다는 심정으로 강된장을 만들었습니다.
입맛은 이미 집 나간지 오래라 행여 아내까지 따라 나갈까봐....^^;;;;;
마침 양배추나 호박잎 쌈을 먹고 싶다고 하는데 그냥 쌈장보다는 강된장이 낫겠다 싶어서요.
결과적으로 도둑이 제대로 들어서는 아내가 밥을 한 공기씩이나 먹었다는 전설이.....
[뭘로 만드냐면요. 된장2큰술, 양파1개, 애호박1/2개, 새송이1개, 청양고추4개, 새우살 한 줌, 다진마늘, 들기름, 콩가루]
뚝배기에요~ 양파,호박,새송이,청양고추를 다져 넣고 새우살도 넣고 다진마늘도 좀 넣고 들기름에 살짝 볶아요.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게.... 무의식중 냄새에 이끌려 벌써 아내가 주방을 기웃거리죠.
우렁이라도 있었음 좋으련만 우렁은 커녕 올갱이도 없어서 그냥 새우살이라도 넣었습니다.
말랑말랑게 씹히는 새우살을 원한다면 맨 나중에 넣음 되겠습니다.
물을 반컵정도 붓고 끓이다가 볶은콩가루를 크게 두 스푼 넣어 걸죽하게 해주었습니다.
강된장이란게 보통 건더기는 조금 넣고 된장을 많이 넣는데 짜지않고 건더기를 많이 먹기위해 반대로 했습니다.
말캉말캉한 새우살이 씹히는 강된장입니다. 청양고추를 많이 넣어서 화끈거리기도 하구요.
콩가루와 들기름이 고소한 맛을 더 풍부하게 해줍니다.
싱겁게 했다고 해도 된장은 된장이라 짭조름한 맛이 입맛을 어찌나 당기는지
줄다리기를 하면 당해낼 재간이 없을것 같습니다.
그냥 쌀밥에 쓱싹 비벼 먹음 정말 딴 반찬이 필요 없단 말은 이럴때 하는 것이구나~ 깨닫게 됩니다.
큰 잎 20장 기준, 전자렌지에서 4분간 데친 호박잎에 싸 먹으니 마누라 보쌈 해가도 모를 만큼 정신줄을 놓게 됩니다.
집나간 아내 입맛 되찾아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집,장가 갈 때 지났는데도 꼼짝을 안하는 이 입맛은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