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요리는 먹는 사람들마다 “우리나라에서 절대 맛볼 수 없는 특이한 맛”이라고 평하는 음식입니다. 이 요리에서 중요한 재료는 세가지인데, 일단 장어는 수산물 시장에서 횟감용을 사서 준비하면 됩니다. 두 번째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오이맛 풋고추입니다. 오이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 풋고추를 먹어보길 권합니다. 아삭아삭한 식감이 시원하고 맵지 않아 아이들도 먹을 수 있지요. 분명 고추의 알싸한 향이 나는데, 맵지 않으니 신기하지요. 요즘 마트나 재래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잘 익은 찰 토마토를 준비합니다. 샤브샤브를 만들겠다 하고 토마토를 썰어 내니 손님들마다 신기해합니다. 하지만 이 토마토가 바로 장어 샤브샤브의 일등 공신 격인 재료니 주목하세요.
이제 국물을 만들고, 끓어오르면 장어,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슬라이스한 토마토를 차례로 넣어줍니다. 직접 만들어보면 느끼겠지만, 더운 여름에 재료를 다듬느라 힘들 필요가 없는 간단한 요리입니다.
모두 손질하기 편한 것들이고, 장어는 횟감으로 준비하니 말입니다. 여름에 재료 다듬다 오히려 지치는 분들이 많은데, 이 요리를 만들면 만드는 이와 먹는 이가 다같이 행복합니다.
이제 재료가 살짝 익으면 접시에 옮겨 담고 오이맛 풋고추로 만든 양념장을 한 숟가락씩 올려서 먹어보세요. “만약 토마토가 빠지면 이런 맛이 안 날 것 같은데요? 향긋한 냄새가 독특하네요.” “그러고 보니 이탈리아에선 수프 만들 때도 토마토를 넣더군요.” 토마토를 썰어서 과일 대용으로만 먹었던 사람들이라면 분명 이 요리로 신기한 미각 체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국물 얘긴데, 더운 여름에 먹는 요리라 국물은 안 마십니다. 깔끔하고 탱글탱글한 장어 살과 향기 있는 토마토 그리고 오이맛 풋고추 양념장의 알싸한 향을 즐기면서 먹으면 됩니다.
오이맛 풋고추와 파를 송송 썰어 준비하고, 여기에 설탕 1스푼, 다진 마늘 1스푼, 식초 1/4컵, 간장 1/2컵, 고춧가루와 고추냉이 약간을 넣어 오이맛 풋고추 양념을 만든다. 디포리와 설탕을 넣어 육수를 만들고, 국물이 끓으면 정종을 조금 넣은 다음, 횟감으로 준비한 장어를 넣어 샤브샤브처럼 데친다. 이어 팽이버섯과 느타리버섯, 슬라이스한 토마토를 넣는다. 재료가 익으면 접시에 담아 오이맛 풋고추 양념을 올려 먹으면 된다.
갈증난 손님들을 위해, 김명익 선생은 재래식 식혜와 막걸리를 3:1 비율로 섞은 김명익표 식혜 칵테일을 내놓는다. 맛이 구수한 데다 목마름을 순식간에 풀어주니 여름철엔 언제나 인기다. 뒤쪽에 있는 보라색 꽃은 선생의 정원에 핀 도라지 꽃. 보이차 전문가 김명익 선생은… 할아버지, 아버지 때부터 보이차를 마셔온 집안이라 어려서부터 차가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선생은 차는 격식 따지며 마시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연배의 다른 남자들과 달리 손님을 초대해 즉석에서 요리하기가 취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