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이제는 눈을 못 보겠구나 했는데
어쩌면 올 해 마지막일 수도 있는 눈이 오늘 내렸다.
몸살기운이 있어 으슬으슬 몸이 떨리면서도 창문 밖으로 쏟아지는 눈이 어찌나 반갑던지...
하기야 겨우내 \\'눈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하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던 나였다.
딱 오늘 같은 날 들어줘야 제 맛인 에릭앤더슨 할아버지의 스노우스노우-를 찾아 들으며 일을 하다가
느즈막이 저녁 밥상을 차리려고 냉장고를 뒤진다. 팽이버섯, 달걀, 파-
그래그래, 이것이면 충분하지, 뭐.
눈을 위안삼아 저녁상을 앞에두고 생각했다.
눈도 겨울도 에릭앤더슨 할아버지도 야무지지 못한 시간도 이만하면 됐으니,
그만 아쉬워하고 보내야 하겠다고. 이제 안녕, 내년에 또 만나요!
밥상 참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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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일본식 팽이버섯덮밥
재료 팽이버섯 2봉(300g), 밥 1공기, 달걀 1개, 물엿, 파와 연겨자 약간
조림장 맛술 4큰술, 간장 2큰술+1작은술, 굴소스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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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쪼름하고 달작지근한 맛의 덮밥이에요~
노른자를 얹어야 특유의 맛이 나는데요,
전 흰자 처리하기가 곤란해서 흰자는 익히고 노른자는 거의 안 익힌 프라이를 만들었어요.
+ 개인의 기호에 따라 미림의 단 맛+조림장 안에 제시한 양의 설탕량으로도
충분히 간이 맞을 수 있으니 물엿 넣을 때 반드시 간을 보시고 넣으세요.
달작지근해야 하는 요리지만, 너무 달면 밥을 다 먹기 전부터 질리거든요.
+ 조리 하기 전엔 팽이버섯이 아주 많아보이지만, 만들고나면 그리 많은 양이 아니에요.
150g 2봉 다 사용하셔야 1인분 밥에 올릴 수 있는 팽이버섯조림이 나옵니다~

팽이버섯은 밑둥을 잘라내서 가닥가닥 찢고 파는 송송 썰어 준비한다. (전 대파썼지만 대파보다 쪽파 좋아요.)
냄비에 맛술을 담아 강한 불에 올리고,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여 1분 정도 끓인다.

간장, 굴소스, 설탕을 넣고 불을 세게 올린다.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이고, 팽이버섯을 넣어 빠르게 볶듯이 조린다.
(빡빡해보여도 버섯에서 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자작해져요.)
마지막으로 입맛에 맞게 물엿을 넣어 단맛을 조절하고, 윤기를 더한다. (전 거의 안 넣었어요.)

따뜻한 밥에 팽이버섯조림을 올리고, 달걀 노른자를 올린 다음 파를 뿌린다.
기호에 따라 연겨자를 그릇에 살짝 발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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