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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한 잔이 생각날 때, 분당 이자카야 ‘간바레’ |
글쓴이: 시계바늘 | 날짜: 2011-01-01 |
조회: 10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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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용남 기자] 대한민국 외식업계의 신흥 랜드마크, 트렌드를 한 발 앞서가는 맛과 멋이 있어 식도락가들이 즐겨 찾는다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최근 이곳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이자카야가 있다고 해 찾아가 봤다.
스포츠 매니아들에게 겨울이 보드나 스키의 계절이라면 애주가, 미식가들의 겨울은 온기와 향기를 담은 술 사케와 그 운치를 더해주는 이자카야가 있어 더 없이 행복한 계절이다. 사케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은 요즘, 맛집전문 블로거들이 앞다투어 추천하는 ‘간바레’에 대한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분당선 미금역 가까이에 위치한 이자카야 간바레. 간판을 비롯해 사소한 인테리어 정경에서도 이 매장만의 정체성을 읽을 수 있었다. 화려한 장식과 조명을 최대한 배제한 채 크지 않은 목조간판에 상호를 적고, 소박한 목재와 유리문으로 마감을 했다. 일본의 시골을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백 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온 전통 이자카야의 아우라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소담하고 정갈하다. 메뉴판을 슬쩍 구경했다. 사케와 최고 궁합을 이루는 사시미와 나베, 야끼도리 등의 고전적 요리와 젊은 고객들이 즐길 만한 퓨전메뉴도 제법 갖추고 있다. 일식전문점의 수준과 주방 솜씨를 단번에 가늠해 볼 수 있는 메뉴, 모듬사시미를 주문했다. 도톰한 살점마다 생선 특유의 풍부한 식감과 은은한 바다향이 깊이 배어 있다. 이어서 주문한 소고기다다키는 맛은 물론 그 꾸밈새와 담음새에서도 일식전문 셰프의 디테일한 솜씨를 느낄 수 있었다.
‘간바레’의 메뉴 가격은 대체로 무난한 편이다. 대표메뉴인 나베요리는 1만 원대 중반 정도. 참치를 주재료로 한 일품요리가 1만 5천 원, 튀김은 1만 원대 초반 가격으로 맛 볼 수 있다. 30~40대는 물론, 의외로 20대 젊은 손님도 많다는 점이 간바레의 가격경쟁력을 증명한다. 그래도 역시 이자카야는 주머니 사정을 신경 쓰지 않고 미식을 즐기는 이들에게 더 적합한 아이템이다.
사케를 빼고는 이자카야에 대한 평가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간바레’에서 맛볼 수 있는 사케는 대략 40여 가지 정도로 다양한 가격 구성이 특히 돋보인다. ‘간바레 오또상’과 ‘하쿠시카 준마이팩’ 같은 비교적 저렴하고 대중적인 팩사케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준마이 종류도 다양하다. ‘죠젠미즈노고토시’처럼 10만 원을 웃도는 고급 사케는 40~50대 중년층 고객들이 즐긴단다.
이자카야 ‘간바레’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일본의 서민적인 고전 선술집을 분당으로 옮겨 놓았다고 평하고 싶다. 2000년대 들면서부터 일본식선술집 문화가 국내 주류업계와 외식시장에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이자카야의 분위기와 사케를 즐기는 매니아들도 많아졌지만, 그 고유의 감성과 정체성을 제대로 재현한 곳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간바레’는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 화려한 겉모습 대신 단출한 듯하나 심연을 담고 있는 일본의 술과 그 문화를 실속 있게 경험해보고 싶은 애주가들에게 추천한다.
(문의: ☎ 031-711-2507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147 현대아리온 1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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