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판에 5천원인 저렴한 피자를 먹을 때, 그 속에 담긴 치즈가 가짜일 거란 생각은 못 했다. 진짜처럼 쫀득하지만, 고소하지 않은 모조 치즈의 진실.
모조 치즈 이야기는 저가 피자로부터 시작된다. '한 판에 5천원' 을 내세운 저가 피자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몇몇 브랜드에서 가짜 치즈를 사용 중이란 보도가 TV에 방영된 이후 모조 치즈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났다. 아니, 우리가 먹은 피자 위 치즈가 가짜라니, 얼마나 충격적인 얘기인가! 일반적인 천연 치즈는 원유에 미리 배양된 유산균과 소의 위에서 추출한 천연 효소를 넣어 만든다. 100% 천연 치즈와 함께 시중에 유통되는 가공 치즈는 치즈 혼합물, 지방, 식물성 오일, 유화제 등을 혼합해 조제하는 것.
반면 모조 치즈는 가공 치즈의 치즈 혼합물 대신 렌넷카제인이라는 걸 넣어 만든다. 이 렌넷카제인은 식물의 점도를 높이고, 물성 및 촉감을 향상시키는 식품첨가물이다. 과자에도 사용하는 일반적인 식품첨가물로 당장 위험한 재료는 아니지만, 화학적인 조합으로 만든 인위적인 재료임에는 분명하다.
모조 치즈는 치즈의 풍미를 내는 식품으로 『2010년 식품 의약품 통계연보 제 12호』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데, 연보의 주요 용어 해설엔 '모조 치즈는 식물성유지와 식물성 단백 또는 이들의 가공품을 주원료로 하여 이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가하여 유화시켜 제조한 것을 말함' 이라고 적혀 있다. 모조 치즈와 천연 치즈의 가장 큰 차이는 주재료가 '식물성유지vs우유, 천연 효소vs각종 식품첨가물'이라는 것 외에도, 영양분이 거의 없는 식물성유지 덩어리라는 것이다.
모조 치즈 구별법
모조 치즈를 구별하려면 마트에서 판매하는 냉동피자나 치즈스틱의 패키지 뒷면에 쓰인 성분 표시를 읽을 것. '렌넷카제인, 식물성유지'란 성분이 있으면 모조 치즈인지 의심해야 한다. 그랑프리, 프리미엄이란 이름을 내세우고, 그 안에 렌넷카제인과 식물성유지에 대한 존재를 언급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조 치즈의 경우 뜨거울 땐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식으면 뒷맛에서 화학적인 맛이 느껴지고, 혀끝에 모래알 같은 이물질이 남는다. 게다가 진짜 치즈에 비해 치즈가 늘어지지 않고 끊어진다. 성분 표시를 확인할 수 없는 시판 피자를 주문할 때는 업체에 성분을 요구하면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대형 피자 업체에선 모조 치즈 여파를 의식한 듯 '천연 치즈'라는 문구를 전면 광고로 내세우고 있다.
모조 치즈 vs 천연 치즈
1 모조 치즈 주재료 모조 치즈의 주재료는 식물성유지(팜유), 렌넷카제인, 유청 분말, 가공 버터, 천연 치즈(우유, 소금, 배양액) 등이다. 갖은 재료가 많이 들어갔지만 천연 치즈의 함량은 표기하지 않았다.
2 천연 치즈 주재료 천연 치즈 98.8%(뉴질랜드산), 분말 셀룰로오스, 효소 제제, 덱스트로스까지 4개의 원재료만 있다. 모조 치즈에 비해 쓰인 재료가 적다.
1 모조 치즈 가격2.5kg에 1만5천원인 모조 치즈. 거대한 크기에 비해 패키지가 허술하다. 오랜 시간 냉동된 느낌. 유통기한이 표기되어 있지 않다.
2 천연 치즈 가격300g에 6천원인 피자치즈. 300g 기준으로 한 봉지에 3개 정도씩 묶어서 들어 있다. 치즈의 질감이 망가지지 않도록 포장한 것. 유통기한은 2주 내외로 짧다.
1 모조 치즈 형태가루처럼 흩날리는 모조 치즈. 냉장 상태에선 뭉쳐 있지만 녹으면 모래처럼 부스러진다.
2 천연 치즈 형태한눈에 봐도 탱탱하고 질감이 살아 있는 천연 치즈. 쉽게 부스러지지 않는 또렷한 형태를 가진다.
우리 주변 모조 치즈 식품
1 H사의 치즈스틱은 업체용과 가정용의 성분이 달랐다. 업체용 치즈스틱은 '그랑프리 치즈(식물성유지, 렌넷카제인 등)'가 원재료지만, 가정용 치즈스틱은 모차렐라치즈가 들어 있다. 가격은 약 2배 차이.
2 마트에서 판매 중인 냉동피자. 원재료에 치즈 26.68%(반경성 치즈, 렌넷카제인, 식물성유지)가 들어 있다. 피자가 뜨거울 땐 맛의 차이가 안 느껴지지만, 식으면 치즈가 질겨지고 뭉치면서 끊긴다. 모조 치즈로 의심되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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